유럽, 봉쇄조치로 경마 중단···프랑스, 11일 경마 재개 움직임
홍콩·일본, 온라인 마권 발매·무관중 경마 시행 계속
미국, 무관중 경마 재개 집회 열기도

[말산업저널] 황인성 기자=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인해 한국경마가 질주를 멈춘 지 세 달째를 맞았다. 경마산업의 전면 중단으로 인해 직접 당사자인 경마 관계자뿐 아니라 관련된 인접 산업들에도 여파를 미치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경마 시행국들도 코로나19로 인한 경마 중단 사태 등을 맞고 있으며, 각국에 맞는 대응책을 마련해나가고 있다. 해외 경마시행국들은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어떠한 대응 체계를 갖춰가고 있는지 소개한다.

(사진= 프랑스 갤럽 갈무리)
(사진= 프랑스 갤럽 갈무리)

프랑스 갤럽, 11일부터 무관중 경마 재개 발표···유럽 봉쇄조치 이후 최초 재개 경마시행국

영국, 경마 관계자 통제된 상태 거점 경마 시행 검토 중

■ 영국

우선 경마종주국으로 불리는 영국은 3월 18일부터 4월 말까지 경주를 중단했다. 현지 언론들은 5월 초 무렵 경마가 재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영국 각지에 있는 거점 경마장에서 경마 재개를 위한 계획을 마련 중으로 전해진다.

경마가 재개된다면 경마 개최는 1개 경마장당 1주 과정으로 진행되며, 경주 개최에 참가하는 모든 경마 관계자(조련사·말조련사 포함)는 경마장 내 호텔에 숙박해 외부와의 접촉을 최소화한다. 모든 기반 시설을 갖춘 뉴마켓 경마장이 유력한 후보지로 언급되며, 관련 협의는 현재 계속 진행 중이다.

■ 프랑스

프랑스는 중단됐던 경마를 가장 먼저 재개한다. 프랑스 경마 시행체인 ‘프랑스 갤럽(France Galop)’은 오는 5월 11일 파리 롱샴 경마장에서 4개 그룹의 경주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발표했으며, 경마 재개가 된다면 3월 17일 코로나19로 인해 경주가 중단된 이후 가장 먼저 재개하는 경마시행국이 된다. 물론 무관중 경마 시행이다.

그러나 4월 28일 에두아르 필리프 프랑스 총리는 하원 연설을 통해 “대규모 스포츠 행사를 9월까지 계속 개최를 금지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 스웨덴

스웨덴은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다른 유럽 국가와 달리 엄격한 봉쇄 조치를 하지 않던 유일한 국가였다. 이동 제한이나 국경 폐쇄, 영업 정지 등의 규정을 내놓지 않아 주변국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더 늘어 4월 5일 대책 강화 조치 등이 내려졌다. 하지만, 스웨덴은 현재 무관중 경마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

일본마사회(JRA)는 5월 말 열릴 예정인 도쿄 더비를 무관중 경마로 시행하기로 결정했다(사진= JRA 홈페이지 캡쳐).
일본마사회(JRA)는 5월 말 열릴 예정인 도쿄 더비를 무관중 경마로 시행하기로 결정했다(사진= JRA 홈페이지 캡쳐).

 

홍콩·일본 등 아시아 경마시행국, 중단 없이 무관중 경마 시행 이어가

일본, 5월 말 도코 더비 무관중 진행 발표···지방경마도 속속 재개

홍콩, 해피밸리·샤틴 경마 정기 개최 중

■ 홍콩

무관중 경주가 해피밸리 경마장과 샤틴 경마장에서 정기적으로 열리고 있다. 한해 가장 가치 있는 3개의 경주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컵, 회장컵, 챔피언스 마일 등이 4월 26일 샤틴 경마장에서 열렸다.

■ 일본

일본은 2월 27일 무관중 경주로 전환한 이후 중단 없이 계속해 경마를 시행하고 있다. 일본마사회(JRA)는 4월 23일 발표를 통해 5월 말까지 무관중 경마를 개최한다고 밝혔으며, 이에 따라 5월 31일 도쿄 경마장에서 열리는 일본 더비도 무관중 경마로 열린다.

일본 중앙경마뿐 아니라 지방경마도 무관중 경마 시행을 통해 경마를 재개하고 있다. 홋카이도 경마장은 4월 15일부터 코로나19 확대 방지를 위해 무관중 경마를 열고 있으며, 온라인 마권 발매를 진행 중이다.

 

미국경마, 주별로 무관중 경마·경마 전면 중단 각기 달라

밥 배버트 조교사 포함 경마 관계자, 무관중 경마 개최 요구 집회도

■ 미국

세계 경마의 중심지로 불리는 미국경마는 각 경마장마다 다른 정책을 펴고 있다. 많은 경마장이 폐쇄 결정을 내리긴 했지만, 모두가 정부의 지시에 의한 것은 아니며, 일부 경마장에서는 무관중 경마가 진행되기도 한다.

경마 시행 여부는 주별로 운영되기 때문에 걸프스트림 파크와 탬파베이는 플로리다 주의 조언에 따라 무관중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산타 아니타는 캘리포니아 주 정부의 조언에 따라 3월 27일 경마 시행이 전면 중단됐다.

한편, 코로나19로 멈춘 미국경마의 무관중 경주 개최를 요구하는 시위가 28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기도 했다. 세계적인 조교사인 밥 배퍼트 등이 포함된 시위대는 4월 28일 미국 LA 카운티 감독위원회 앞에서 관중 없는 경마 경주의 재개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밥 배퍼트 조교사는 "현재 고통 받고 있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과 가족들이 있다“며, “더 이상 불필요하게 고통을 받을 필요는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진= Blood horse)
코로나19로 멈춘 미국경마의 무관중 경주 개최를 요구하는 시위가 28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기도 했다. 세계적인 조교사인 밥 배퍼트 등이 포함된 시위대는 4월 28일 미국 LA 카운티 감독위원회 앞에서 관중 없는 경마 경주의 재개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사진= Blood horse).

 

■ 남아프리카 공화국

3월 24일 경주가 중단됐다. 정부의 추후 통지가 있을 때까지 경마 시행을 하지 않으며, 폐쇄 조치 전까지는 무관중 경주를 진행했다.

■ 두바이

두바이는 3월 22일 경주 중단했다. 3월 28일 메이단 경마장에서 예정됐던 두바이월드컵은 무관중 경마로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6일 전 전격 취소 결정을 했다.

한국경마, 온라인 마권 발매 막혀···무관중 경마 재개도 어려워

세 달째 경마 전면 중단···말산업계 고사 위기

경마 재개 시점은 개학 이후에나 가능할 듯

한국경마는 어떤 상황일까?

한국경마는 코로나19가 국내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무렵인 2월 23일부터 경마가 전격 중단됐다. 가장 최근인 4월 29일에는 한국마사회가 비상대책위를 열어 5월 10일까지 경마 중단을 연장하기도 했다(사진= 한국마사회).
한국경마는 코로나19가 국내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무렵인 2월 23일부터 경마가 전격 중단됐다. 가장 최근인 4월 29일에는 한국마사회가 비상대책위를 열어 5월 10일까지 경마 중단을 연장하기도 했다(사진= 한국마사회).

 

국내보다 코로나19 확진자 많이 발생한 다수의 국가들도 경마산업의 붕괴와 경기 침체를 염려해 무관중으로 경마 시행을 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온라인 마권 발매가 사실상 금지돼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작년 온라인 마권 발매를 위한 법안이 국회에서 발의되긴 했지만, 올해 2월 열린 농해수위 산하 농림축산식품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계류돼 있다. 20대 국회에서는 법안 통과가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평가이다.

국내 경마의 재개 시점은 학교의 개학 시점 전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공기업인 한국마사회는 현실적으로 자체적인 재개 시점의 결정이 어렵고, 사실상 정부의 입장이나 지침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학교 개학 이후에나 경마 재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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