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결과 출전 반영하는 GⅠ경기, 다카라즈카(宝塚記念) 기념 대회 결과
자신이 좋아하는 말 무한 응원할 수 있는 경마팬으로서 매력 느끼는 대회

2020년 JRA 경마 레이스 전반기를 마무리하는 GⅠ다카라즈카 기념 대회가 6월 28일 일요일 한신(阪神)경마장에서 11번째 순서인 메인 레이스로 진행됐다.

올해 챔피언은 4세의 암말 ‘크로노제네시스(Chrono Genesis)’가 무려 6마신이라는 큰 차이로 골인하면서 압승을 이루는 결과였다.

2020년 JRA 경마 레이스 전반기를 마무리하는 GⅠ다카라즈카 기념 대회가 6월 28일 일요일 한신(阪神)경마장에서 열렸다. 올해 챔피언은 4세의 암말 ‘크로노제네시스(Chrono Genesis)’의 차지였다(사진= JRA 홈페이지 갈무리).
2020년 JRA 경마 레이스 전반기를 마무리하는 GⅠ다카라즈카 기념 대회가 6월 28일 일요일 한신(阪神)경마장에서 열렸다. 올해 챔피언은 4세의 암말 ‘크로노제네시스(Chrono Genesis)’의 차지였다(사진= JRA 홈페이지 갈무리).

다카라즈카 기념 대회는 후반기 GⅠ레이스 아리마(有馬) 기념 대회와 함께 유일하게 경마팬 인기투표가 적용되는 대회로 3세 이상의 서러브레드(thoroughbred) 중 JRA와 지방 그리고 외국 소속 중 특별 등록을 마친 말들 가운데 팬 투표 상위 10위 말들이 우선 출전을 획득하게 되고, 외국 소속 최대 8마리의 말을 제외한 나머지는 통산 소득 상금과 과거 2년 간 GⅠ경주 소득 상금을 합계한 금액이 제일 많은 말들 중 18마리만 출전할 수 있는 대회다.

1960년 6월 26일 첫 번째 대회를 시작으로 61회를 맞이하게 된 올해의 다카라즈카 기념 대회는 무려 GⅠ타이틀을 가진 명마 8마리가 출전한 유래 없는 화려한 대회라는 평가로 시작했다.

매년 이때쯤 홍콩이나 두바이, 호주 등으로 해외 원정 경기를 갔던 말들이 코로나19로 국외에 나갈 수 없는 탓이라 해야 할까. 일본 국내 레이스가 사치스러울 만큼 명마들이 매번 집합하는 경기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질적인 면에서 경주는 좋은 상태이지만 무관중 경기라는 것이 안타까울 만큼 경마팬들에게는 너무나도 큰 아쉬움이라 할 수 있겠다.

2년 연속 인기 1위를 차지한 2018년 클래식 3관 암말 ‘아몬드아이(Almond Eye)’가 올해도 출전하지 않은 가운데 압도적 인기는 4세의 수말 ‘사툴레리아(Saturnalia)’ 차지였다. 어떤 누구도 ‘사툴레리아’의 우승을 믿어 의심치 않았지만 결과는 암말 ‘크로노제네시스(Chrono Genesis)’의 우승으로 그 결말을 고했다.

경주 결과 해석을 ‘비’라는 악조건으로 규정 지는 전문가들이 있었다. 대회 전날인 27일에 관서 지방은 비가 내렸지만 다행히도 당일 아침은 맑았으며 비는 멈췄고, 잔디는 양호한 상태였다. 잔디가 양호한 좋은 날씨라면 당연히 ‘사툴레리아’의 우승이라는 게 일반적인 생각이었을 것이다. 신마(新馬)전인 1번 레이스부터 순조롭게 경기가 진행되는 가운데 맑았던 날씨가 갑자기 이변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9번째 레이스와 3시 1분에 진행된 10번 레이스 사이에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했고, 10번째 레이스가 끝난 후에야 비가 그쳤다.

2020 다카라즈카 기념 대회 경주 장면(영상= JRA 공식 유튜브 채널 바로 가기)

‘이, 무슨 날벼락 같은 일이란 말인가!’ 필자와 같은 ‘사툴레리아’의 팬들은 갑자기 불길한 생각이 든 순간이었다. 메인 레이스인 다카라즈카 기념 대회에는 비는 그쳤지만 마장은 최악의 축축한 상태로 변하고 말았다.

경마 전문가들의 예측을 떠올렸다. 들쑥날쑥한 날씨에 전날까지 다카라즈카 기념 대회에 대한 예측 의견은 무성했다. 비가 온다면 ‘사툴레리아’의 우승은 어려울 것이고, 비가 오거나 축축한 잔디의 마장 조건에서라면 ‘크로노제네시스’에게 승리의 여신이 미소를 지을 것이라는 평론들이 있었던 상태였다. ‘사툴레리아’의 팬들에게는 아쉬운 결말이지만 ‘사툴레리아’는 4등에 그쳤고, 예측은 적중했다.

‘크로노제네시스’는 지금까지 11전을 뛰었고, 1등을 여섯 번, 2등과 3등을 각각 두 번 그리고 한번 5등을 한 화려한 성적을 소유하고 있는 명 암말이다. 특히 축축한 마장 상태에서 잘 달리는 장점을 가지고 있는 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데뷔전과 다카라즈카 기념 대회를 포함한 두 개 GⅠ레이스 그리고 GⅡ 교토기념(京都記念) 대회까지 날씨가 좋지 않은 악조건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한 결과가 평가를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국제적인 통일 판단 기준으로 평가되는 경마 경주의 거리별 구분법으로 정착되어있는 SMILE 구분에 따르면, 2,200m인 다카라즈카 기념 대회는 ‘L 2101~2700m’인 롱 거리로 분류하고 있다.

국제경마총괄기관연맹(IFHA)이 발표한 2016년 연간 경주 레이스의 평균치를 바탕으로 한 ‘세계 100 GI 레이스’에 의하면, 다카라즈카 기념 대회는 전체 15위에 올라있고, 일본 국내 경주의 경우 13위의 아리마 기념 대회에 이은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Long(2101m-2700m)’ 카테고리에 진입한 외국 경주와 비교했을 때는 9위인 두바이시마 클래식 다음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명성 있는 대회라고 한다.

김기현 키레아 대표.
김기현 키레아 대표.

무엇보다 필자가 어떤 GI 레이스보다 다카라즈카 기념 대회를 좋아하는 이유는 팬으로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과 상반기 경마 실력을 결정하는 ‘넘버원 결정전’이라는 점이다.

뜨거운 태양에서의 한여름 경쟁을 위해 고개를 넘는 말들의 향연을 보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말을 무한히 응원할 수 있다는 점은 경마팬으로서는 더없는 매력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비록 패하기는 했지만 필자가 좋아하는 ‘사툴레리아’의 다음 경기를 기대해 보고, 무적의 승자 여왕마 ‘크로노제네시스’에게는 앞으로 남은 GI 경기 우승을 통한 최우수 연도말의 타이틀을 기대해 본다.

<말산업저널>은 김기현 키레아 대표의 ‘김기현의 일본 경마 이야기’를 매주 연재합니다. 김기현 대표는 건국대학교 일반대학원에서 뷰티디자인을 전공한 박사 출신으로 명지대학교 뷰티&퍼스널케어 경영대학원 객원 교수로 강의하고 있습니다. 일본 유학생 시절, 말을 사랑하는 주위 지인들을 따라 경마를 접하게 됐고, 좋아하는 말이 생기면 응원하는 문화에 매료돼 경주마 경매 참관 및 도쿄, 삿포로, 교토, 오사카 등 일본 주요 경마장 투어를 했고 프랑스 개선문 대회도 참가했습니다. 현재 응원하는 말은 ‘사툴레리아(Saturnalia)’, 제일 좋아하는 기수는 다케 유타카(Take Yutaka)라고 밝힌 김기현 대표는 일본의 △명마 △기수 △조교사 소개는 물론 일본 경마 팬들의 팬심과 경마 일상 이야기, 경마장 소개 등 다양한 주제로 일본 경마산업과 문화 전반에 대해 소식을 전할 예정입니다. -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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