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 쿠니얼 이탈리아 의원, “인류 범죄 행위 재판받아야” 주장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의료 과실 범죄” 게이츠 재단 조사 요구
해커 집단, ‘어나니머스’도 “당신은 믿을 수 없는 사람” 공식 경고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돈이 많은 사람, 빌 게이츠(윌리엄 헨리 게이츠 3세,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주,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BMGF) 공동 회장)는 신세계질서(New World Order)를 촉발할 주인공일까.

우리 풍토와 달리 해외에서 음모론은 단순한 ‘음모’가 아니다. 빌 게이츠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등 SNS에는 댓글로 그가 일루미나티고 신뢰를 잃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사진= 빌 게이츠 인스타그램 갈무리).
우리 풍토와 달리 해외에서 음모론은 단순한 ‘음모’가 아니다. 빌 게이츠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등 SNS에는 댓글로 그가 일루미나티고 신뢰를 잃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사진= 빌 게이츠 인스타그램 갈무리).

코로나19가 판데믹으로 활개한 3월 13일, 그는 마이크로소프트 이사회 의장직까지 사임하고 국제 보건과 교육, 기후 문제 등 자선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이미 20년 전부터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자선 재단을 운영하면서 백신 개발 등 공중 보건 및 의료 분야에 천문학적 금액을 원조해 왔지만 그를 향한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윈도 체계 독과점과 비윤리적 경영 등으로 악착같이 돈을 벌며 과거 ‘실리콘밸리의 악마(Demon of Silicon valley)’라는 불명예를 안았던 그가 의사나 환경 운동가 출신도 아님에도 백신, 전염병, 교육, 기후, 에너지 문제에 집중하는 배경에 의문부호가 따르기 때문. 특히 ‘음모론’을 믿는 영미권 국민 다수는 수년간 그가 전 세계적 전염병 발생을 예고하고 인구 감축 아젠다를 내세운 사실을 각인시키며 “박애주의자인 척하나 실은 신세계질서를 준비하는 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2015년 4월 지식 콘퍼런스, 테드(TED) 강연에서 빌 게이츠가 전쟁이 아닌 전염성 강한 바이러스로 천만 명 넘는 사람들이 죽을 수 있다고 말한 점, 코로나19가 우한에서 시작되기 두 달 전인 지난해 10월 18일, 미국 존스 홉킨스 보건안전센터가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과 세계 경제 포럼 후원으로 ‘EVENT 201’을 열고, 전염병의 판데믹 상황을 시뮬레이션한 사실들을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영상= Zeno Shin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

일련 음모론을 추종하는 사람들의 ‘거짓’되고 ‘망상’된 주장만은 아니다. 이탈리아 정치인 사라 쿠니얼(Sara Cunial) 하원의원은 지난 5월 14일 의회에서 “코로나19 사태는 유대 자본가들의 기획이며 빌 게이츠는 백신을 통한 인구 감축 의제를 담당한 인물”이라며 “빌 게이츠를 인류 범죄 행위로 체포해 재판을 받게 해야 한다”고 연설했다.

그녀는 “백신, 건강, 출산을 조절하면 세계 인구를 10~15%까지 줄일 수 있다”는 과거 빌 게이츠의 말을 인용하며 그가 아프리카에서 수백만 명 여성을 불임시키고 소아마비 백신으로 인도 아이들을 되레 마비시켰다고 주장했다. 사라 쿠니얼 의원은 이탈리아 주세페 콘테 총리에게도 “빌 게이츠의 전화를 받으면 반인륜적 범죄에 대해 국제형사재판소에 직접 송치해 달라”며 공식 제안하기까지 했다.

아동 권리 및 백신 반대 운동가,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Robert F. Kennedy Jr.)도 빌 게이츠의 제3세계 중심 백신 예방 접종 프로그램으로 많은 아이가 죽었다며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는 백악관 탄원서를 제출했다고 <글로벌 리서치>가 4월 18일 밝혔다.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동생, 로버트 케네디 전 법무장관의 아들인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민주당 측 인사임에도 백신 관련 위원회를 맡아달라고 요청한 인물.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는 빌 게이츠가 세계보건기구(WHO)의 지원을 받아 부모나 보호자, 교사의 동의 없이 위조된 동의에 따라 검증되지 않은 백신을 접종하는 불법 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2019년 7월에는 ‘종교적인 이유로 백신 접종을 거부하지 못한다’는 뉴욕주법이 종교 자유를 해치는 법이라며 뉴욕주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익명의 해커 집단, 어나니머스는 단순한(?) 음모론을 넘어 빌 게이츠의 행동에 다른 의도가 있다며 4월 초 유튜브를 통해 공개적으로 선전 포고를 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블록체인 및 생체 인식을 통한 개인 인증 시스템을 개발하는 이유는 사람의 행동을 감시하는 모니터링 시스템과 관련이 있다는 주장. 특히 과거 빌 게이츠가 마이크로소프트 행적을 감추고 이미지 회복을 위해 선전팀을 고용한 점을 언급하며 공공 보건과 백신 사업에 투자하는 이유는 대중을 위한 게 아니라 돈과 연관된 문제임을 지적했다. 즉, 막강한 자본으로 팬더믹을 만들고, 대중을 통제하려 한다며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고 했다(최근 어나니머스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는 어쩐 일인지 이 영상이 삭제됐다).

멀린다 게이츠는 5월 초 미국 'NBC'와 코로나 상황에 대해 인터뷰하면서 “판데믹으로 혼란한 상황에서 전 세계적인 리더십이 없다”고 언급했었다. 당시 그녀가 찬 ‘역십자가’ 목걸이(빨간 괄호 안)를 두고 미국 개신교계는 예수 그리스도를 조롱하는 상징이라고 지적했다(사진= Today 유튜브 채널 갈무리).
멀린다 게이츠는 5월 초 미국 'NBC'와 코로나 상황에 대해 인터뷰하면서 “판데믹으로 혼란한 상황에서 전 세계적인 리더십이 없다”고 언급했었다. 당시 그녀가 찬 ‘역십자가’ 목걸이(빨간 괄호 안)를 두고 미국 개신교계는 예수 그리스도를 조롱하는 상징이라고 지적했다(사진= Today 유튜브 채널 갈무리).

빌 게이츠는 자신을 향한 음모론에 크게 개의치 않는 듯하다.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을 통해 <BBC> 앞으로 6월 초 보낸 답변에서 “엄청난 광기가 문제”라며 “우리는 단지 기부했고, 수표를 썼다. 어린이들을 질병에서 보호하는 일을 생각한다. 칩을 심는다는 일과는 무관하다. 때로는 웃어 넘겨야 한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4월 9일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한 빌 게이츠는 “한국이 코로나19를 잘 관리해서 세계의 모범이 되고 있다”고 했다. 이후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은 KT와 향후 3년간 120억 원 규모의 감염병 방역 연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빌 게이츠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3억 달러(약 3,400억 원)를 투자한 그를 두고 해외처럼 “양을 탈을 쓴 인간”, “헨리 키신저, 조지 소로스와 같은 일루미나티”라며 개발할 백신에 일명 ‘베리칩’을 넣어 인류를 통제할 거라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과연 빌 게이츠는 인류 건강 증진과 전염병 퇴치에 앞장설 ‘구세주’일까, 아니면 신세계질서의 문을 열 희대의 앞잡이가 될까.

(기사 제보= xxxcromxxx@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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