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밤 익는 계절>

 

코로나19 장마 태풍의 심술 속에서도

속으로 속으로 알밤이 익어간다

계절의 변화조차 인지 못하고

전염병에 갇혀 일상이 송두리째 무너진 상황에서도

남몰래 토실토실 여무는구나

모든 역경 딛고 속이 차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뭉클하고 눈물이 난다

겉만 보고 속을 부정하는 무례가 일반화 된 세상

속을 보고 진실을 말해야 하는데

겉만 보고 거짓을 정의로 오인하는 세태

허공을 떠도는 악마의 말들이 단정의 칼이 되어

정의의 가슴을 마구 도려낸다

쓸쓸한 당신의 걸음 속에 안타까움이 배어들고

정의의 길이라면 그래도 가야한다며

뚜벅뚜벅 걷는 당신의 발자국 위로

불의의 총알이 수없이 쏟아진다

그래도 정의를 짊어지고 뚜벅뚜벅 걷는 당신이 아름답다

정의는 칼에 베어도 죽지 않는다

총에 맞아도 살아난다

여름을 뒤로하고 가을로 달려가는 시간

알밤 익어가는 계절이 참 예쁘다

촛불의 꿈은 꺼진 것처럼 보이지만

보이지 않아도 모두의 마음 속엔 활활 타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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