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 내리는 아침>

 

얼마나 아팠을까

저토록 무거운 시간 품에 안고 세상을 내려다보니

아비규환에 찌든 오염된 대지

병든 지구에 전염병이 활개치고

떠오르는 해는 눈 품은 구름 위를 헤맨다

잘 닦인 산책로에 목화같은 눈송이가 쌓이고

햇살 없는 산책로를 진도개 구름이와 걷는다

암덩어리 천지인 세상을 비웃으며

폐암2기 발걸음이 가볍다

대장암3기도 함께 걷는다

병들지 않은 인생 어디 있으랴

아프지 않은 인간 어디 있으랴

눈은 내려 쌓이고 밝아야할 아침이 어둡다

거리두기 외치는 함성소리 눈발 속에 잦아들고

자연질서를 배반한 인간에게

전쟁을 선포한 전염병은 더욱 기세등등하고

기세를 꺽으려는 백신도 등장했지만

총소리와 포연 없는 전선은 확대된다

모두의 승리를 위하여 외침이

폭설 속에 묻히는 아침

펑펑 쏟아지는 눈 언제쯤 그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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