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말산업이 난파선에 얹힌 채 폭풍우에 휩쓸려 떠내려가고 있다.
말산업 육성 전담기관인 한국마사회는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최저인 E등급을 받았다. 부동산 정책과 관련 전국민으로부터 지탄의 대상이 되었던 LH 한국토지주택공사 조차도 D등급이다. 최하 등급인 E등급을 받은 공공기관은 한국마사회가 유일하다. 한국마사회에 대한 경영평가 E등급은 김낙순 전임회장 시절의 경영을 평가한 것이다. 김낙순 회장은 지난 2월 임기를 마쳤고 후임으로 김우남 3선 국회의원이 임명되었다. 김우남 한국마사회장은 국회의원 3선을 하는 동안 농해수위원회에서만 12년이나 활동하면서 소속 기관인 한국마사회를 비교적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민주당 최고위원의 화려한 경력까지 있어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 서울경마장조교사협회 등 말산업 관련 단체들로부터 위기의 말산업을 구해낼 것이라는 기대로 환영 플래카드까지 내걸렸다.

김우남 한국마사회장은 3월4일에 있은 취임식에서 온라인마권발매 부활, 말산업발전을 위한 자문기구 설치 운영, 환급률 인상, 한국마사회 사명변경 등의 경영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러나 취임 1개월 후 인사발령 과정에서 임직원과의 갈등이 폭발해 할 일은 태산같이 쌓여 있는데 자중지란에 빠지고 말았다.

회장을 수행한 A간부는 3월6일부터 회장의 막말 녹취를 시작한 것으로 확인된다. 또다른 직원은 핸드폰이 아니라 전문 녹음기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취임식 후 김회장은 자신을 수행한 A간부에게 국회 접촉 등 원활한 업무진행을 위해 국회의원 시절 자신을 보좌했던 인물을 비서실장으로 임명 검토를 지시했다. 그러나 A간부가 이를 거부하자 막말을 하고 A간부는 이를 녹취했다.

김우남 회장은 자신의 발언이 녹취당한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취임식에서 밝힌 경영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국회 정부 주요 인사를 수시로 만나며 온라인마권발매 부활 등을 역설하고 업무 협조를 구했다.  3월14일에는 이만희 국회의원, 최기문 영천시장 등 관계자들과 함께  영천경마공원 조성 현장을 방문했다.

3월18일 김우남 회장은 축산경마산업비상대책위원회 대표들과 도시락 오찬하며 말산업 발전방안을 청취했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온라인마권발매 부활만이 완전할 수는 없지만 말산업 붕괴를 막는 유일한 방안이라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 또한 환급금 인상, 말산업발전위원회의 적극 가동에 대한 의견도 교환했다.

3월23일 윤재갑의원(민주당)은 경마중단으로 인한 피해 손실 규모를 발표했다. 손실액 6조2천682억원, 기금 및 세수 감소 1조967억원이라고 밝혔다. 이쯤되면 말산업 전체가 완전히 망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4월3일 한국마사회는 노사간담회 온라인마권발매 부활 등 노사간 협력을 약속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회사와 노조는 협력이 잘되는 듯 했다. 그런데 문제는 4월9일에 터졌다.

4월9일 김우남 회장은 4개 직속부서에 대한 인사발령을 실시했다. 회장의 인사에 불만을 품은 A간부가 인사발령에 대한 불만을 B임원에게 보고했다. 보고를 받은 B임원은 사직서 제출 후 출근하지 않는 사태에 이르렀다.

취재에 의하면 4월10일 A간부는 조합원도 아니면서 한국마사회 제1노조(모두 5개 노조 중 정규직 노조. 통상 제1노조라 함)에 녹취내용을 전달했다.

4월13일 노조 집행부는 막말 녹취 내용을 C방송에 제보했다. C방송 단독보도 후 여러 매체가 잇달아 보도했다. 국회 의원 및 보좌진들 한국마사회 직원 의원실 방문시 핸드폰을 밖에 두고 출입할 것을 요구하는 사태에까지 이르렀다.

4월14일 문재인 대통령은 민정수석에게 김우남회장에 대한 감찰을 지시했다. 같은 날 김우남 회장은 인사관련 D간부에게 인사 초안 작성을 지시했다. 그러나 D간부는 B임원 명령만 받겠다며 회장 지시를 거부하는 사태에 이르렀다. 사직서 제출하고 출근하지 않던 B임원은 4월15일 다시 출근하기 시작했다.

4월19일 축산경마산업비상대책위원회는 한국마사회 자중지란 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노사가 화합하여 난국을 헤쳐나갈 것을 요청했다. 또한 국회 상임위에 계류중인 온라인마권발매 부활 법률안이 조속히 통과되도록 총력을 기울일 것도 요청했다.

5월7일  청와대 김우남 회장에 대한 감찰 결과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에 이첩하고 규정에 따라 상응하는 조치 취하도록 지시했다. 5월9일 축산경마산업비상대책위원회는 긴급회의를 열어 성명서 발표했다. 축산경마산업비상대책위원회는 청와대 감찰 결과에 따라 농림축산식품부가 한국마사회에 엄중 경고와 함께 김우남 회장을 중심으로 경영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이첩 사안을 신속히 리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국회상임위원회에 계류중인 온라인마권발매 부활 법률안이 조속히 통과되도록 총력을 기울일 것을 요구했다.

5월12일 농림축산식품부는 한국마사회에 대하여 감사를 실시한다는 공문 전달했다. 5월14일에는 마사회 1노조가 경기남부경찰청에 김우남 회장을 강요죄, 협박죄, 업무방해죄로 고발하는 사태에 이르렀다.

5월20일 김우남회장은 경마의 날 기념식 후 1노조를 제외한 2노조~5노조 위원장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박영규한국마사회전임직노동조합 위원장, 김희숙한국마사회경마직노동조합위원장, 최연숙한국마사회민주노동조합위원장, 조성범한국마사회한우리노동조합위원장이 참석해 경영위기 타파를 위해 노사가 협력하기로 했다.

같은 날 국회에서는 법사위 회의가 온라인발매를 위한 경륜•경정법 개정안이 통과되었다. 5월21일 국회 본회의가 열려 이 법이 최종 통과되었다. 경륜, 경정은 8월1일부터 온라인발매를 시행할 수 있게 되었다.

경륜과 경정은 신설 조항임에도 불구하고 일사천리로 온라인발매 법률안이 통과되었다. 그런데 경마는 부활시키는 법률인데도 이다지도 힘드냐며 말산업 종사자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이에 앞서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복권과 스포츠토토는 전국 7천여개 판매소에서 평상시보다 더 많이 팔렸고 온라인 매출도 늘었다.

상황이 이런데도 말산업 전체를 관장하고 있는 농림축산식품부는 온라인발매 부활을 앞장서서 추진해야할 위치에 있는데도 오히려 국민정서 운운하며 반대하고 있다. 순전히 요행이나 운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경마보다 사행성이 훨씬 높은 기획재정부 관장의 복권은 물론이고 문화체육관광부가 관장하는 스포츠토토는 코로나19 위기 이전부터 전국의 7,000 여개 판매소는 물론 온라인 발매가 이뤄지고 있었다.

상황이 이런데도 말산업육성전담 기관이며 경마시행체인 한국마사회는 경영평가에서 모든 공공기관 중 유일하게 최하위 E등급을 받았으면서도 내부총질, 자중지란, 자승자박, 발등찍기, 권력다툼 등의 자해행위에 빠져 있다. 원팀으로 힘을 모아 산적한 난제들을 풀어나가도 모자랄 판에 자중지란에 빠져 있는 한국마사회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말산업 종사자들의 한숨소리에 땅이 꺼질듯하다. 차라리 이번 기회에 한국마사회를 해체하고 선진 경마시행국들처럼 완전 민영화하여 운영하자는 볼멘소리들이 터져나오고 있다. 차제에 말산업의 본질에 입각하여 시스템을 구축하자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도대체 대한민국은 무엇 때문에 경마를 시행하는가 본질을 되새겨 봐야한다는 의견들이 빗발치고 있다. 한국마사회 직원은 물론이고 농림축산식품부 감독 공무원조차 경마산업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고 헛발질만 하고 있다는 지적이 폭발하고 있다.

내년이면 경마 역사 100년을 맞는다. 100년의 세월동안 경마산업을 이끌어온 한국마사회는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했다. '도박회사' '복마전' '황금알을 낳는 거위' ..... 등 부정적인 편견의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마사회라는 이름은 일제가 만든 것이다. 일제가 만든 이름을 100년이나 써왔다.이제는 누추한 이름을 집어던지자. 이름만 집어던지는 것이 아니라 조직체계도 혁신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말산업은 경마 위주의 한국마사회법과 승마 위주의 말산업육성법으로 분리되어 있다. 이런 법체계 조직시스템으로는 글로벌산업의 특성을 지니고 있는 말산업의 세계화를 달성하기 어렵다.말산업육성법과 한국마사회법을 통합하여 '말산업진흥법'을 제정하고 말산업진흥공단을 창설하자. 국민들로부터 부정적인 편견에 갖혀 신뢰를 얻지 못하는 한국마사회를 해체하고 말산업진흥공단을 창설하여 무너지는 말산업을 살려내자.

말산업 붕괴를 막기 위해 한국마사회를 해체하고 말산업진흥공단을 창설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말산업 붕괴를 막기 위해 한국마사회를 해체하고 말산업진흥공단을 창설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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