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를 휩쓴 '오징어게임' 속 경마 모습, 리얼리티 살렸지만 경마장 풍경은 지금과 많이 달라
한국마사회, “재미있고 투명한 경마시행과 장외발매소 환경 개선 노력 지속할 것”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이 한국을 넘어 미국, 유럽 등 전세계 TV프로그램 1위를 휩쓸며 연일 주목을 받고 있다.(사진=넷플릭스 '오징어게임' 갈무리)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이 한국을 넘어 미국, 유럽 등 전세계 TV프로그램 1위를 휩쓸며 연일 주목을 받고 있다. 극중 주인공 기훈(이정재 분)은 40대 백수로 경마가 유일한 취미이다. 드라마 1화 초반부, 기훈은 돈을 불려 딸의 선물을 사기 위해 경마를 한다. 계속해서 적중에 실패하지만 마지막 순간 복승식 마권이 적중되고 400여 만 원을 환급받는다. 드라마 중 경마가 등장하는 것은 불과 3분 남짓이나, 주인공의 상황을 시청자들에게 응축해 보여준다는 부분에서 큰 임팩트를 주며 화제가 되고 있다. 그렇다면 '오징어게임'에서 표방한 경마와 현실경마는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16년 대통령배 우승 트리플나인(사진=한국마사회 제공)

 

■ 현실 경마 떠올리게 하는 리얼리티, 스타경주마 ‘트리플나인’, ‘116.8배 복승 배당’

기훈이 화상경마장에 들어선 순간, "2위에 9번마 '트리플라인', 3위에 6번마 '드라이썬더'..." 경주를 중계하는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실내를 채운다. 이 중계를 듣고 한국경마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트리플나인'을 떠올릴 것이다. 비록 '오징어게임' 속 경주에서는 2위를 차지했지만, 실제 '트리플나인'은 한국경마의 전설이라 불리는 유명 경주마다. 2015년~2018년 대통령배(GⅠ,2000m) 4년 연속 우승과 더불어 2018년 그랑프리(GⅠ,2300m)까지 제패하며 한국경마 사상 역대 최고인 42억 원의 상금을 수득했다. 2017년에는 '세계 경마 꿈의 무대'라 일컫는 두바이월드컵에서 예선전 준우승을 기록, 1600m 최종전에 진출하여 한국경주마의 위상을 높이기도 했다.

드라마속 중계화면에 등장하는 '가속불패', '화랑', '런던타운' 역시 모두 실존하는 경주마다. 특히 '런던타운'은 한국마사회가 경주 품질 향상과 경마 국제화를 위해 시행하고 있는 국제경주 '코리아컵(GⅠ,1800m)'에 출전했던 일본 경주마로, 두 번이나 코리아컵 트로피를 가져가기도 했다. 당시 '런던타운'을 기승했던 일본 스타기수인 이와타 기수는 현재 일본의 리딩사이어 2위인 '로드 카나로아'와 '홍콩 스프린트(GⅠ,1200m)' 우승을 합작했으며, '우마무스메'로도 유명한 경주마 '골드쉽'의 기수이기도 했다.

이어지는 경주에서 기훈은 6번마와 천둥이 8번마 광속질주에 베팅, 경마 적중금액에 대한 제세도 구현했다. 경주마를 순서와 상관없이 1,2위를 맞추는 복승식으로 456만원의 큰 돈을 얻는다. 드라마 속 배당판에서는 복승식 약 110배의 배당률을 보여준다. 경마 적중 금액에서 배당률이 100배를 초과하거나 환급금이 200만원을 초과할 시 총 22%의 기타소득세가 붙는다. 즉 기훈이 5만원을 베팅해 456만원을 가져갔다면, 기훈은 117배의 배당을 맞춰 22%의 세금 129만원을 제하고 456만원을 환급받았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한편 복승식의 최고 환급률은 98년 7328.8배였다.

한국마사회는 "드라마 속 기훈처럼 운으로 적중할 수도 있지만 경마는 추리의 영역이다. 현재까지의 지표를 바탕으로 미래의 성과를 추측하는 주식처럼 경마 역시 제공된 과거 데이터들을 조합해 우승마를 찾는다. 앞으로도 재미있고 투명한 경마 시행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경주에 관해선 꽤 실감을 느낄 수 있었지만 화상경마장의 모습이 동시대와 달라 아쉬움이 느껴졌다.(사진=넷플릭스 '오징어게임' 갈무리)

 

■ 장외발매소 모습, ‘지속적인 환경개선.. 그러나 제자리걸음인 이미지 아쉬워’

경주에 관해선 꽤 실감을 느낄 수 있었지만 화상경마장의 모습이 동시대와 달라 아쉬움이 느껴졌다. 기훈과 경마고객들이 질서 없이 북적이며 중계모니터를 향해 모여 있다. 기훈은 마지막 경주 직전 마권 발매를 위해 줄을 선 채 OMR카드를 보며 고심한다. 경주가 끝나고 적중하지 않은 마권들이 바닥에 지저분하게 버려져 있다. 심지어 기훈은 화상경마장에서 소매치기를 당하고, 사채업자들에게 쫓기지만 누구도 나서 도와주지 않는다. 이것이 '오징어게임' 속에 비치는 화상경마장의 모습이다.

한국마사회는 2016년 경마 이미지 개선을 위해 전체 장외발매소를 지정좌석·좌석정원제로 전환했다. 고객들의 1인당 좌석 운용 면적은 최대 7.2m² 규모로 본인 좌석을 이탈한 군집을 최소화하고 있다. 동시에 쾌적한 객장 상태 유지를 위해 장외발매소 당 평균 60여명의 직원을 경비, 미화, 질서유지 직무로 배치해 현장을 계도하고 있다.

이와함께 2015년부터 장내에서 스마트폰으로 마권 구매가 가능한 '전자카드(舊’마이카드)'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따라서 마권 발매를 위해 창구 앞에서 줄을 서지 않고 앉은 자리에서 마권 구매가 가능하며, OMR카드에 사용되는 자원도 절약할 수 있다. '전자카드' 서비스는 실명계좌 사용으로 구매금액이 제한되어 과도한 베팅몰입도 방지한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한국마사회 장외발매소는 미술작품 전시, 안마의자, 야외정원 등이 설치되어있고 비경마일에는 지역주민을 위한 문화센터로 운영될 정도로 밝고 쾌적한 환경으로 조성·관리되고 있다."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장외발매소 문화의 장으로 변신한다 의정부 지사 쿠킹스튜디오(사진=한국마사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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