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0년 요코하마의 야마테 산기슭에서 서양식 경마가 처음으로 시작되어 162년이라는 역사를 거치는 동안 경마 산업의 근대화를 이루어내고 지금은 명실상부한 경마 강국으로 발전한 일본 경마, 올해도 세계 최강을 꿈꾸며 도전하는 해외 원정 경기에 대한 질주는 그칠 줄 모르는 속도전으로 종횡무진 중이다

야마토의 혼(大和魂)의 도전으로 불리는 개선문상 레이스가 넘사벽 같은 위상의 존재라면 그래도 해 볼만한 대회로 꼽히는 것이 바로 최고의 상금을 자랑하는 “두바이 월드컵 데이”라고 할 수 있다.

왕의 나라, 팜 아일랜드, 오일달러, 중동의 금융중심지 등 많은 별칭을 자랑하는 두바이에서도 귀족스포츠라 불리는 경마에 대한 사랑은 그 어느 국가보다 남다르다고 할 수 있다. 바다를 매립하여 인공섬을 만들고 새로운 개념의 인공 도시인 팜 아일랜드를 건설하는 계획으로 막강한 자금의 유치와 아랍의 명예를 높이기 위해 두바이 국왕이자 아랍에미레이드 총리인 셰이크 모하메드가 개최한 것이, 바로 “두바이 월드컵 데이” 라고하는 경마축제의 날이다.

 

야마토의 혼(大和魂)의 도전으로 불리는 개선문상 레이스가 넘사벽 같은 위상의 존재라면 그래도 해 볼만한 대회로 꼽히는 것이 바로 최고의 상금을 자랑하는 “두바이 월드컵 데이”라고 할 수 있다.(사진=keiba 홈페이지 갈무리)

 

“두바이 월드컵 데이”는 1996년부터 매년 3월 마지막주 토요일에 개최되는 국제경마 대회로 하루에 6개의 GⅠ 레이스와 3개의 GⅡ 레이스가 구성되어 있는데 경마축제를 자랑하는 만큼 걸려있는 상금도 380억이라는 거액을 하루에 쏟아붓고 있어 전 세계 경마팬들의 주목하는 최고의 대회로 손꼽히고 있다.

특이한 점은 일반적으로 경마는 관객들이 구입하는 마권을 바탕으로 운영자금이나 상금을 배당하는데, 개최국인 UAE는 도박을 금지하는 엄격한 이슬람교 국가여서 주최 단체라든지 스폰서 등의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하지만 결국은 두바이 왕족이 그 대부분의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마권을 파는 대신 관객에게는 경품 티켓을 나눠주고, 출조하는 말(馬)들에게도 도항비와 체류비를 부담하는 등 왕족의 나라다운 통 큰 지원을 하고 있다.

두바이시마클래식(Dubai Sheema Classic), 듀바이터프(Dubai Turf), 알쿼즈스프린트(AI Quoz Sprint), 두바이골든샤힌(Dubai Golden Shaheen), 두바이카하이클래식(Dubai Kahayla Classic), 두바이월드컵(Dubai World Cup)의 GⅠ레이스와 GⅡ인 두바이골드컵(Dubai Gold Cup), UAE 더비(UAE Derby), 고돌핀마일(Godolphin Mile) 이 “두바이 월드컵 데이”에 개최되는 레이스의 명칭이다.

일본은 1996년부터 거의 매년 전 종목에 출조하고 있는데 제일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경기는 전체 상금 62억이 걸려있는 “듀바이터프” 와 74억이 걸려있는 “두바이시마클래식”이다. 잔디 레이스 왕국이라 불리는 일본답게 터프에서는 5번의 우승 그리고 시마클래식에서는 3번의 우승을 거머쥐며 일본 경마의 강한 이미지를 굳히고 있는 중이다. 우세인 터프레이스에 비해 아쉽지만 많은 도전에도 불구하고 약세를 보이는 것이 더트레이스인 전체 상금 148억원의 “두바이 월드컵”이다. 2019년 ‘돌콩’이라는 말이 우리 경마 역사상 최초로 출조한 적이 있어 경마팬들에게도 굉장히 익숙한 명칭의 “두바이 월드컵 데이”의 메인 레이스이기도 하다.

일본은 모래의 왕자로 불리던 라이브리 마운트(Lively Mount)가 출조한 대회 첫해부터 지난해 제25회까지 총 31마리의 말(馬)들이 우승을 향해 도전을 이어왔다. 25번의 대회 속에서 잊을 수 없는 마치 드라마 같은 스토리가 탄생한 해가 바로 2011년이다.

16번의 도전 끝에 당시 4세 수마였던 “빅토리어피사(Victoire Pisa)”가 강대국인 미국과 아랍에미레이드의 강세를 뒤로하고 우승하면서 세상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일본은 자국 말의 나이스 플레이에 눈물과 함께 감사의 마음을 보냈다. 감사라는 눈물의 의미는 우리에게 익숙한 3.11이라는 숫자 때문이다. 바로 일본 동북지방 태평양 연안 앞바다를 진원으로하는 규모 9.0의 지진이 발생하여 동일본 대지진이라는 참담한 재해가 일어나면서 전 열도가 불안으로 가득했던 “두바이 월드컵”이 개최되기 2주 전의 엄청난 자연재해가 일어있던 날이다. 재앙으로 인한 온 나라의 힘든 우울함을 등에 업고 출조하며 “승리의 산”이라는 마명답게 빅토리어피사는 마치 자국의 참혹한 시기를 감지하며 강한 레이스를 펼치며 우승하였고 파트너였던 미르코데므로(Mirco Demuro) 기수는 인터뷰에서 눈물을 흘리며 “러브재팬 ”을 외치며 인마(人馬)가 공동으로 전 일본 열도를 위로하듯 경마팬들의 열정에 회답하였다.

이러한 스토리를 접할 때마다 가슴이 벅차오르는 것은 나 하나뿐인가라고 생각하면서 말(馬)에 대한 위대한 마음이 더욱 높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올해도 일본은 2월 사우디의 네옴터프컵(NEOM Turf CUP)에서 우승한 오써리티(Authority)를 비롯해 홍콩베이즈(Hong Kong Vase) 2년 연속 우승의 실력마 글로리베이스(Glory Vase) 그리고 지난해 “두바이 월드컵”에서 아쉬운 2착을 하며 리벤지를 선언한 모래의 귀공자 츄와위자드(Chuwa Wizard) 등 일본을 대표하는 23마리의 말들이 “두바이 월드컵 데이”의 전 레이스에 도전을 한다고 한다.

3월 26일 꿈의 무대에 출조하는 23마리의 말들에게 응원을 보내며 힘차고 강한 레이스를 펼칠 순간들이 또 다른 드라마를 탄생시킬 것 같다는 생각을 하니 필자가 숨겨놨던 가슴 벅참이 또다시 막 솟아오르는 것 같다. 그리고 그날이 기다려 진다.

파이팅!! “두바이 월드컵 데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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