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피고 삼라만상이 푸름을 더해가는 3월이 되면 암말에게 발정이 찾아온다. 암말에게 발정이 오면 그 냄새를 맡은 수말도 덩달아 흥분을 한다. 발정에 민감한 암말과 수말은 식욕이 떨어지기도 하고 쉽게 흥분하여 껑충껑충 뛰기도 하며 마방에서 빙글빙글 돌기도 한다.

암말은 1년 중 3월에서 6월까지 발정기를 맞는다. 이성을 갖고 있지 않은 동물에게 발정이 오게 되면 생식 본능을 참는다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다. 가끔 예시장에서 발정이 온 암말을 확인할 수 있다. 암말은 외음부에서 분비물이 나오거나 그곳을 열고 닫는 행동인 윙킹을 하기도 한다. 심할 경우는 꼬리를 쳐들고 엉덩이를 아래쪽으로 내리고 오줌을 누기도 한다.

수말은 발정 온 암말의 냄새를 맡고 흥분을 하거나 심벌을 내밀기도 한다.

 

발정에 민감한 암말과 수말은 식욕이 떨어지기도 하고 쉽게 흥분하여 껑충껑충 뛰기도 하며 마방에서 빙글빙글 돌기도 한다.ⓒ권승주

 

이러한 모습을 보이는 말들은 경주 성적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 궁금할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더 많다. 어느 경마기자가 쓴 책의 내용 중 봄에는 암말, 가을에는 수말이 우승가능성이 높다고 표현한 기사를 보았다. 이 내용은 한 해 동안 경주 성적의 통계에 의해 나타난 결과이다. 그러나 발정 온 암말들만의 경주성적을 집계하면 평균치성적보다 저조할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정확하게 이야기 하자면 일반적으로 암말은 봄의 경주성적이 수말에 비해 좋을지는 모르지만 발정 온 암말들의 경주 성적은 그렇지 못하다. 발정기간에는 보통 때와 달리 몸에 사이클이 변하기 때문에 컨디션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또한 발정기에 있는 암말의 냄새를 맡고 흥분하고 있는 수말의 경주 성적도 평상시에 비해 저조 할 것은 자명한 일이다. 다시 말하면 평상시의 경주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가능성이 떨어진다.

 

이러한 예로 2022년 4월 3일 제 1경주에 “골드탭”이 출전하였다.  단승식 배당은 2.3배로 가장 인기마였다. 그러나 이 말이 예시장에서 발정 온 암말의 냄새를 맡고는 수말의 심벌을 꺼내 흔들어 대면서 껑충껑충 뛰었다. 이와 같은 행동은 경주의 집중력을 흩으려 트릴 수 있다.

필자는 “골드탭”의 성적이 어떨지 궁금해졌다. 게이트 문이 열리고 2번마 “골드탭‘ 은 직전경주와 달리 앞쪽 부분에 나서지 못하고 출전마 9마리 중 겨우 6번째로 가다가 4번째에 자리를 잡았다. 직전 경주에서는 스타트 타임이 13.7 이였고 2번째 위치에서 경주를 펼쳤다. 그러나 이번 경주에서는 스타트 타임이 14.9였다. 직전 경주와는 전혀 다른 경주 모습이었다. 그만큼 경주에 집중을 하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씨암말은 봄(3~6월)에 발정이 오는데 발정주기는 21일이며 발정기간은 5~6일이다. 이 기간 동안 대략 6회 정도의 발정이 온다.

그러나 암말 경주마는 씨암말(번식마)과 달리 발정기간에 발정이 오지 않는 경우가 더 많지만 간혹 발정이 오는 말들도 있다. 그 이유는 발정이 오기 위해서는 말의 바디컨디션이 6정도가 좋은데 경주마의 바디컨디션은 4~5정도다. 그리고 훈련을 반복하다보니 몸이 발정 사이클로 전환되지 않기 때문이다. 바디컨디션은 일반적으로 1~9 단계로 나눈다. 1은 매우 야윈 형태이고 9는 매우 비만인 몸 상태를 이야기 한다. 6은 약간 살이 찐 상태를 말한다.

 

그러면 발정이 온 암말이나 그 냄새를 맡고 흥분하는 수말에 대한 마권구매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가라는 질문에 필자는 이런 답을 드리고 싶다. 이러한 말의 평상시 능력을 100으로 보았을 때 80정도의 능력지수로 평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이제 본격적으로 암말이 발정이 오는 계절이다. 가끔 예시장에서 발정 온 암말과 그 냄새를 맡고 흥분하는 수말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말들의 경주성적을 눈 여겨 보는 것도 매우 흥미로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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