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스포츠와 관련된 선수와 감독에게 우승은 목표이고 기쁨이다. 그리고 많은 우승 중에서 남다른 의미를 부여해 주는 우승이 있다. 경마에 있어 남다른 우승은 대상경주에서 우승하는 것과 100승과 200승과 같은 의미가 부여된 것도 기억에 남는 우승 중에 하나이다.

 

필자도 지난 8월 7일 2경주에서 “선더크라운”이 우승을 하여 400승을 기록하였다. 그러나 400승을 기록하는 날 기쁨보다도 씁쓸함이 더 크게 밀려왔다.

그 이유는 마음고생이 너무 컸기 때문이었다.

7.24일 “한센이천”을 가지고 399승을 했다. 나는 400승은 한주 후에는 가능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그 생각은 완전히 빗나갔다. 2주 동안 여러 마리의 인기마들이 2~3착 으로 밀려났다. 그것도 한두 마리가 아니었다. 그러자 경마아나운서 뿐만 아니라, 주의에 동료들까지 399승의 징크스를 이야기 하곤 했다.

 

필자도 지난 8월 7일 2경주에서 “선더크라운”이 우승을 하여 400승을 기록하였다. 그러나 400승을 기록하는 날 기쁨보다도 씁쓸함이 더 크게 밀려왔다.ⓒ권승주

 

그 중에서도 7.29일에 출전한 “영웅루이스”는 7두가 출전한 단출한 경주였고 “골든위너”도 함께 출주한 경주였다.

“골든위너”는 굴건염 손상으로 1년만의 재기전이어서 그 몫을 다 못하였다 하더라도 “영웅루이스”의 경주전개에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기수는 4코너를 돌아 직선주로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너무 외곽주행을 하여 심판위원들의 심의 끝에 기승정지 2일의 제재처분을 받았다.

이 말은 직선주로에서 제적 가까이 붙어서 뛰면 전 능력을 발휘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어서 4코너를 돌아 나올 때 한두 마리 정도 밖으로 나올 때 더 좋은 성적을 내곤했었다.

 

필자는 해당 기수에게 통역사를 통해 작전지시를 전달했다. 4코너를 돌아 나올 때 한두 마리 정도 밖으로 나오라는 작전지시를 내렸다. 그런데 한두 마리 정도의 외곽이 아닌 여러 마리  가 될 정도로 밖으로 나왔다. 그 경주에 심판위원이 작성한 레포트에는 그것이 마치 조교사의 작전에 의한 결과처럼 비추어 질 우려도 있었다. 기수가 필자의 작전보다 지나치게 밖으로 나온 것이 마치 조교사의 작전에 의한 것처럼 오해 할 소지가 있어서 레포트 내용을 수정해 줄 것을 심판위원에게 요구했고 수정이 이루어졌다.

 

조교사라는 직업은 쉬운 직업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경주에서 승패의 결과가 스트레스를 가져다주곤 한다. 그리고 말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각종 운동기질환의 발생으로 신경이 날카로워 질 때도 많고 여러 가지 상황에 따라 마주와 갈등을 겪기도 한다.

 

얼마 전 필자가 조교사 대기실에서 새벽훈련을 지켜보다가 다른 조교사들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했다. “정년퇴직한 조교사들 중에서 85세 이상 사신분이 있느냐”고 물어보았다.

대답은 “한명도 없는 것 같은데”였다. 조교사라는 직업이 수명과의 연관성이 있는지는 정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지만 아마도 스트레스가 수명을 단축시키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얼마 전 방송을 통해 스트레스를 덜 받는 방법과 빨리 잊는 방법을 시청한 적이 있다.

스트레스에 도움이 되는 음식과 피해야 할 음식에 대한 설명도 있었고 명상이나 복식호흡, 요가와 취미활동이 도움이 된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육체적으로 오는 스트레스는 쉽게 잊을 수 있지만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잊기가 쉽지 않다. 조교사라는 직업도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많은 직업이다.

백세시대에 조교사 출신들도 85세 이상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늘어나기를 소망해 본다.

저작권자 © 말산업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