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영 주간
한국 경마 사상 최초라는 역사적 의미 부여와 경쟁성과 흥미가 색다를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일까.
오는 9월1일 서울경마공원에서 시행될 한·일 경주마 교류 경주에 대한 관심이 국내 경마산업계 안팎에서 고조되는 기류다. 일본 현지 소식통의 전언에 따르면 일본의 경마산업계, 특히 오이경마장 소재지인 도쿄지역에서도 관심과 열기가 후끈 달아올라 있단다.
지금까지 한국 경마의 국제 교류는 아시아, 유럽 등의 경마장 운영 및 시행 주체 간 교류 기념 경주 시행과 각국에서 활약 중인 기수 초청 특별경주 시행, 각종 경마회의 개최와 참석 등 인적 교류가 중심이었다.
인적 중심의 국제 교류에다 세계 경마계가 주목할 만한 국제경마대회 개최와 산지가 한국인 경주마의 참가를 말하는 국제 교류 사례가 최근까지 전무한 실정이이다 보니 한반도에서 경마가 시행된 지 90년을 넘어 100년을 헤아리게 된 역사임에도 ‘우물 안 경마’를 탈피하지 못했다.
세계 7~8위의 연 경마매출 규모 때문에 더욱 머쓱해질 ‘우물 안 경마’를 탈피, 고삐를 다잡고 , 질주에 박차를 가하고픈 질주하고픈 꿈과 의지, 노력이 왜 없었겠는가. 강렬했을 정도로 있었다. 충만했고, 결연했으며, 부단했었다는 표현이 과장이 아닐 만큼 역력했고 지속됐었다.
한국 경마 시행 주체로서 공기업인 KRA(한국마사회)와 열악한 환경과 여건 속에서 한국 경마를 창출해 온 주체들인 마주, 감독, 선수, 관리사, 경주마 생산자들이 지금껏 달려 온 길을 더듬어 보면 뚝섬경마장시대를 마감하고 서울경마장시대가 본격화했을 무렵부터 국제화, 선진화는 적극적으로 추구됐고, 다각적으로 모색돼 온 게 경마의 질적 수준 국제화와 대외적으로 자부하고, 자랑할 만한 국제경마대회 개최였음을 직감할 수 있다.
하지만 경마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이 성숙하지 않았고 제반 여건 또한 국제경마대회 개최 능력과 요건 확보에 엄두를 내기 어려웠을 정도로 열악한 가운데 무엇보다 사회적 정서와 인식이 크나큰 부담으로 작용 번번이 무산되며 요원해졌었다.
한국 경마 국제와 지연에는 개탄과 참담함을 금할 수 없게 만들었던 일부 경마인들의 부정과 비리, 공정성 훼손, 본분을 망각한 추태와 먹칠도 한 몫을 단단히 했다.
이번 한·일 경주마 교류 경주는 현재 일본의 지방경마장에서 활약하고 있는 경주마들이 원정 출전, 서울경마공원을 대표하는 한국 경주마들과 각축을 벌이게 되는 만큼 사상 최초의 국제경마대회로 간주해도 무방하리라 본다. 취지를 강조하고 의미를 심장하게 부여해도 호들갑은 아닐 게다.
현재 일본 경마와 한국 경마의 격차는 경마 용어를 인용해 표현하면 몇 마신을 의미하는 대차다. 경마의 가장 핵심 도구인 경주마들의 능력 차이는 더욱 확연하다. 일본의 종마 한 두의 한해 교배시즌 중 전체 종부료가 우리나라 연간 전체 경주마 생산액에 버금할 정도다.
일본 경마는 중앙과 지방으로 이원화해 있다. 이를테면 중앙경마는 메이저리그, 지방경마는 마이너리그로 이해해도 무방하다.
중앙경마는 주요 거점에 소재하고 있는 10개의 경마장을 순회하며 시행되고, 지방경마는 각 지방자치단체가 17개 경마장에서 시행한다.
중앙경마 무대에서 활약하는 경주마들의 능력은 세계 정상 수준이다. 이보다 조금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되는 경주마들이 지방경마 무대에서 활약한다.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 동물검역소를 거쳐 서울경마공마공원 내 검역마사에서 세밀한 검역절차를 밟은 뒤 잠시 휴식을 취하고 곧바로 주로 적응과 훈련에 돌입한 일본 경주마 3두는 소속이 오이경마장이다.
오이경마장은 경주 진행 방향이 서울경마장과 정반대다. 서울경마장이 시계반대 방향인 반면 오이경마장은 시계방향이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거의 하나같이 ‘변수 중의 변수’로 꼽았다.
능력 발휘에는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단이 지배적이지만 변수임에는 분명한 것 같다.
아무튼 이번 한·일 경주마 교류 경마대회 개최의 본말은 염원에 다름 아닌 한국 경마 국제화의 실행이다. 시작이 다소 미약할지라도 창대할 미래를 향한 첫 걸음의 내딛음이다. 이 본말만으로도 대회 개최 의미가 심장하다는 것을 충족한다.
혹여 국제경마대회로서 격이 마뜩찮더라도 격려하고 성원했으면 한다. 경주의 질과 결과가 기대치에 미달하는 것으로 나타나더라도 평가를 지나치게 절하하거나 절상하지 말았으면 한다.
‘가깝고도 먼 이웃나라’라는 표현을 떠올리게 하는 나라 일본에서 건너 온 경주마들을 상대로 한국의 경주마들이 경쟁을 펼치고, 각축한다고 의미 부여에는 물론 예상과 관람에 필요 이상으로 감정을 이입하는 것도 자제했으면 한다.
앞에서 언급한 본말이 전도되지 않고, 내딛은 첫걸음마에 가속도가 붙어 한국 경마 시행 100주년 즈음엔 명실상부한 국제경마대회가 성대하게 개최될 수 있게, 격려 어린 채찍에 토닥토닥을 곁들였으면 한다.

이준영 주간

작 성 자 : 이용준 cromlee21@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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