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승주 금악목장 사장
전형적인 가을 날씨 속에 1세마 경매가 제주에서 열렸다. 발전가능성이 있는 1세마필을 미리 발굴 하려는 것이 1세마 경매이다. 이번 경매에서 1억원에 낙찰된 마필도 있었다.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고가의 1세마가 등장하는 것을 보면서 생산자들은 그간의 땀방울이 헛되지 않았다고 위안을 삼을 수 있겠지만 그 이면에 드러나지 않은 여러 문제점들이 더 큰 어려움으로 다가오고 있어 마냥 즐거워 할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이번 경매에 나타난 결과를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몇 년 전부터 1세마 경매를 실시해오고 있지만 마주들의 참여를 끌어당기지 못하고 있다. 제주와 장수의 육성조련사가 개업을 하면서 1세마 경매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1세마를 구입해서 장수와 제주의 육성목장에 위탁할 수 있어 1세 경매가 어느 정도는 활성화 되리라고 기대했다. 그 무렵 KRA에서는 육성마 조교검사 제도를 도입하여 훈련지원금을 지급하는 형식도 갖추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1세마 경매가 활성화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 이유는 1세마를 구입한 후 경마장의 입사시까지 마필 안전에 대한 불안요소가 크기 때문이다. 1세 경매에서 2세 경마장 입사까지는 적게는 5개월에서 많게는 10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이 기간이 외국에 비해 우리의 현실이 매우 열악하기 때문이다. 생산목장의 환경이 그렇고, 육성조련에 대한 믿음이 크지 못하기 때문이다. 마필 손상에 대한 위험은 마필보험을 가입하여 그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보험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 수요자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골절과 실명, 그리고 건과 인대가 전체 단열이 되어야 그 혜택을 볼 수 있다. 여러 외상으로 인해 발생되는 경주 부적합 말에 대하여 마필 보험의 혜택을 보기는 쉽지 않다. 이처럼 건과 인대의 일반적인 손상(늘어남)도 마찬가지다. 골절과 건과인대의 단열은 목장이나 육성목장의 훈련과정에는 흔히 발생하지 않는다. 이것은 대다수 경주중에 발생하는 것들이다.

또 다른 문제는 마주나 조교사가 육성조련에 대한 믿음을 크게 갖지 못하는데서 기인하고 있다. “빨리 빨리”에 익숙해져 있는 마주의 입장에 보면, 육성목장에서 훈련의 진도가 너무 늦게 진행되어 위탁관리비에 대한 부담이 크다고 생각한다. 육성조교사가 마필의 위탁부족으로 운영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에서 순치및 트레이닝 인력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그 원인이다. 또한 육성조교 검사를 마치고 경마장에 입사했어도 몇 개월이 지나야 능력조교검사를 하게 된다며 이 또한 불만이 크다. 이처럼 구입 후의 불안요소와 불만사항을 해결하지 않고는 1세마 경매의 활성화는 쉽지 않다고 보여진다.

그러면 해결책은 없는 것인가. 마필보험의 혜택범위를 넓히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럴 경우 지금의 보험료보다 보험수가는 높아 질 것이다. 이 보험료를 생산자와 판매자가 공동 부담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그리고 육성조교 검사에 합격한 마필은 경마장 입사 후 발주검사를 생략해주어 빠른 시일에 경주에 데뷔할 수 있는 인센티브를 부여해 주어야 한다. 그러면 장수와 제주의 육성트레이닝도 활성화되고 1세 경매에 대한 선호도와 참여율도 매우 높아질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이번 경매에서 뚜렷하게 나타난 수말 선호에 대한 문제이다. 낙찰마의 9두가 암말, 14두가 수말이었다. 경매 시작전 개별적 판매로 상장이 취소된 마필들도 대다수 수말이었다. KRA의 암말 우대정책이 발표되었지만 크게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아직까지 암말 우대정책의 인식과 홍보 부족도 있겠지만, 암말 우대정책의 인센티브가 커다란 매력을 끌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번 경매를 통해 1세마 경매의 활성화와 암말 우대정책에 대해서도 다시한번 점검이 필요한 것 같다.

작 성 자 : 권승주 ranade@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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