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장에서 1세마 혹은 2세마를 구입할 때 장래를 상상하면서 평가하는 것은 당연한 일 일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비단 예시장에서도 경주마의 앞으로의 발전치를 내다볼 수 있어야 한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말이 데뷔전을 치르고, 3세마가 되어 봄부터 여름, 가을까지의 과정 속에서 성장하는 모습을 꼼꼼히 확인해 나가는 것이야 말로 예시장에서 말을 보는 진정한 의미일 것이다.

물론 예시장에서 말을 체크함에 있어 그날의 컨디션을 확인하고 “오늘은 어떤 말이 이길 것이다”라고 하는 생각이 앞선다는 것은 필자도 공감하는 것이지만, 비록 오늘은 입상에 실패한 말이라 하더라도 “다음의 레이스 아니면 나중에는 분명 크게 성장할 것이다”라고 하는 관점으로 바라본다면 더욱 재미있는 경마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한가지 당부드리고 싶은 점은, 우리가 2세마 혹은 3세마를 바라볼때 그 형태만으로 단정지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결코 어떤 말도 성장과정에서 변화를 보이지 않는 말은 없기 때문이다.

특히 대성하는 말은 변화가 뚜렷하다. 최초의 형태와 크게 동떨어지지는 않겠지만 천성의 특징을 살리면서 한층 더 성장과 발전을 이루어 명마의 형태가 되어 간다. 과거의 ‘다함께’도 그랬고, ‘밸리브리’나 ‘제이에스홀드’도 그랬다. 반대로 좋은 형태를 가졌음에도 성장과정에서 발전이 되지 않고 오히려 나쁘게 바뀌어가는 경우도 있다. 어릴 적의 기풍이나 부드러움을 잃어버리게 되면, 역시 성적도 평범하게 끝날 수 밖에 없는 노릇이다.

말은 4세, 5세가 되어서도 성장은 계속된다. 일반적으로 경주마가 육체적으로 완성하는 것은 5세 후반이라고 말해지지만, 경주마의 성장형태에 따라서는 6세, 7세가 되어서도 급격히 체중이 늘면서 말의 몸을 완성시켜 가기도 한다. 그리고 성장하는 것은 육체만이 아니다. 지난 시간에 언급했던 천성과 같은 정신적인 성장이 잠재능력을 발휘시키는 것도 드물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좋은 말의 표본은 어떤 형태를 지니고 있는가에 대해서 전체적인 밸런스와 부위별 특징을 통해 알아보았으며, 이번 시간을 끝으로 10회에 걸쳐 연재된 “좋은 말은 어떤 것인가” 편을 마무리 짓고자 한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말을 바라보는 정석적인 시각에 대한 자료는 이것으로 충분하다고 보며, 이제 그러한 토대위에 탑을 쌓아 나가는 것은 독자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말은 어떤 것인가”를 읽고 독자여러분이 “이젠 예시장에서 말을 봐야겠다”고 생각해 주었다면 필자로서는 매우 기쁜 일이다. 물론 서울경마공원 보다는 KRA플라자(장외발매소)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많기 때문에 많은 독자들이 예시장을 찾지 못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말을 보고 싶다는 의욕을 가진 것만으로 언젠가는 여러분도 좋은 말을 골라낼 수 있는 안목을 가질 수 있다고 확신한다.

그동안의 강의 내용이 초심자들에겐 다소 어렵고 지루한 내용이었다면, 다음 주부터 진행될 강의는 보다 실전적인 내용이 될 것이다.

경마를 공부하는데 있어 우리가 접할 수 있는 대부분의 것을 다루게 될 것이며, 경주전개의 추리는 어떻게 하는 것이 정석인가, 경주마의 정확한 능력파악을 위한 정도(正道)는 무엇인가 등 총 40여회에 걸쳐 연재될 예정이다. 그리고 가장 첫 번째 순서로, 예시장과 경주로에서 좋은 컨디션의 말을 골라내는 요령과 그 접근방법을 언급하게 될 것이다. 그동안 강의했던 좋은 말을 골라내는 내용이 “기본편” 이었다면, 예시장에서의 말의 컨디션을 파악하는 것은 “응용편”이라고 말할 수 있겠으며, 탄탄히 기본을 다진 독자라면 다음 주부터 연재될 실전적인 내용을 통해 분명 강력한 활용가치를 느낄 수 있을거라 확신한다.
여러분의 많은 기대와 성원을 바랍니다.

작 성 자 : 서석훈 ranade@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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