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여제(女帝) 김혜선이 코리안더비를 우승한 최초의 여성 기수가 됐다.  한국의 트리플크라운 두번째 관문으로  6월 11일 과천 서울경마장에서 시행된 ’제26회 코리안더비(G1, 1천800m, 국산3세, 암·수, 총상금 10억)’ 대상경주에서 "글로벌히트" 말이 우승을 차지하며 대히트를 쳤다.

김혜선 기수가 한국경마계의 여황제 다운 실력을 과시한  같은 날 6월 11일 앞선 새벽 시각 미국(현지 시각)에서 벌어진 제155회 벨몬트스테이크스는 사상 최초로 여성 조교사로서 제나 안토누치(Jena Antonucci) 조교사(47)가  우승해 난리가 났다. 

 

 ((상좌,상중, 중우: Fox News 유튜브, 상우: CBS SPORTS, 下: Sports.Yahoo.Com4)
((상좌,상중, 중우: Fox News 유튜브, 상우: CBS SPORTS, 下: Sports.Yahoo.Com4)

 

강력한 우승 예상마 포르테(2-1)를 제치고 우승한 알칸젤로(배당률 7-1) 보다 여성 조교사의 우승이 더 스포라이트를 받았다.  우승 순간 믿기지 않는 듯 놀라서  환호하며 의자에 얼굴을 묻는 장면이 그대로 우승 중계화면을 타는 모습에서 알 수 있다.

이번 벨몬트스테이크스 경주 전과 경주, 경주직후 장면은  미국의  유튜브를 통해 보았고, 이번 코리안더비는 경마방송(KRBC)과 YTN 중계로 볼 수 있었다.

미국은 우승하자마자 경주로로 중계카메라와 기자가 말을 타고 우승기수 인터뷰 장면이 그대로 중계를 탄다.

한국은 관람대앞을 우승기수가 퍼레이드를 하고 일부 기자들이 경주로를 걸으며 우승말과 기수로 카메라로 담는다.

결승선 통과하자마자 카메라는  우승마주, 조교사, 관객 등의 환호장면을 송출하는데, 이번에는 여성 우승 조교사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우승마 꽃장식>
켄터키더비(上左:Wikimedia Commons), 프리크니스스테이크스(上右:위키피디아). 벨몬트스테이크스 (下 : Ampproject.Org).

 

 《2023  벨몬트스테이크스 결과 》

당초 경합이 예상됬던 내셔널트래져는 초반 선두를 나서다 뒤쳐졌고, 가장 우승이 유력했던 포르테(2-1)는 초반부터 후미에 쳐졌으나 막판 역주로 2위를  차지했고 테핏트라이스 (5-1)  역시 초반 역주에도  불구하고 초반 후미를 뒤쫓다 막판 역습으로 우승을 거머쥔 아르칸젤로에게 선두를 내주고 3위에 그쳤다.

트리플크라운의 마지막 관문으로  뉴욕주 벨몬트경기장에서 상금 150만달러를 놓고 3세마  9두가 출전, 1.5마일(2400m)로 치뤄진 이 경기의 우승기록은  2분 29초 23초로 2위와는 1 1/2. 이는 1973년 삼관마 쎄그리테리엇이 벨몬트스테이크에서 세운 31마신차, 2분 24초에는 한참 뒤진 기록이다.

올해의 미국의 트리플크라운은 첫 관문은  켄터키더비(5.6), 두번째 관문인 프리크니스스테이크스(5.20). 마지막 관문은 벨몬트스테이크스(6.10)로 3세마로 한달내  치러진다.

한국의 2023년 트리플크라운은   4월의 KRA컵마일(19회, GⅡ, 1600m, 부경, 4.30), 6월의 코리안더비(26회, GI, 1800m, 서울, 6.11), 7월의  농림축산식품부장관배(23회, GⅡ, 2000m, 서울, 7.22)로 역시 3세마 경주로 석달간 간격으로 시행된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이 세 경주에서  모두 우승한 말이 3관마가 된다.

미국에서 가장 부러운 건  스토리가 있는 우승마 시상 꽃장식이다. 한국에는 없는 전통이기에 이번 기사는 이게 핵심이다.

벨몬트스테이크스의 스토리는 "카네이션을 향한 질주"(Run for the Carnations)이다. 그래서 흰카네이션 4~7백송이로 장식된 담요가 우승마 등을 덮는다.

"장미를 향한 질주"(Run for the Roses)의 켄터키더비는  554송이의 빨간장미 담요를 덮는다. 

프리크니스스테이크스는 "검은 눈의 수잔경주"(Black-eyed Susan Race)라고 하는데  꽃 가운데가 검은 눈이 박힌 듯한  수백송이 노란 데이지(국화의 일종) 꽃송이 담요가  우승마를 덮는다.

1897년 우승마에 수여된  최초의 켄터키 더비 장미는 분홍색과 흰색이었다가 1904년 빨간 장미가 공식 수여꽃이 됬다.  1925년 한 기자가 켄터키더비에 "장미를 향한 질주"(the run for the roses)라는 별명을 붙였고 1932년 현재의 우승마 수여 장미 형태를 갖추게 되었다.

프리크니스 스테이크스 우승마에게  수여하는 "Black-eyed Susan"은 메릴랜드주의 공식 꽃으며 1930년대  후반부터 프리크니스스테이크스  우승마에게 수여됐다.  

프리크니스 스테이크스 우승마에게 수여되는 화환은 Black-eyed  Susans 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국화의 친척인 바이킹폼(viking pom)이라는 꽃의 화환이며 수백 개의 꽃이 더 필요하다.

벨몬트스테이크스 우승마에게 수여하는  흰색 카네이션은 벨몬트나 뉴욕주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그러나 꽃 자체는 Belmont Stakes의 성공에 중요한 두 가지인 사랑과 행운(love and luck)을 상징한다.  

Belmont 스테이크스가 열리는 6월이라는 뉴욕에서는 카네이션을 쉽게 구할 수 없어서 콜롬비아나 캘리포니아주에서 사다가 장식한다. 사온 꽃은 이틀간 물에 담가뒀다가 Belmont Stakes 당일에 40파운드의 카네이션 담요를 5시간에 거쳐 만든다. 플로리스트는 카네이션을 고정하는 녹색 벨벳 천에 손으로 개별 꽃을 붙이는 방식으로 제작한다.

한국 경마에는 없는 스토리와 전통이다. 한국경마에서는 미국과 같이 "Run for the Rose, Carnation" 식의 특정 경주를 상징하는 이름이 없다. 1982년 5월 23일 창설됐던 전통의 무궁화배 대상경주 만이 대한민국 국화(國花)인 무궁화를 상징했지만 무궁화꽃으로 장식해 시상하지는 않았다. 

1982년 그랑프리와 함께 창설된 무궁화배는 나중에 1998년 코리안더비 (3세마 한정)로 개칭돼 대한민국을 상징하게 됐지만 만약 코리안더비를  "Run for the Moogoongwha"라고 명명한다면 어떨까? 경주시기부터 무궁화 꽃피는 시기로 정하고, 무궁화꽃 장식에 신경을 쓸 수 있다면 말이다.

 

 

김종국, 럭산업정책연구소, 사감위  자율광고심의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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