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승주 금악목장 사장
현재의 한국의 경주마 생산은 어디에 와 있으며 어떠한 방향으로 나가야 할 것인가. 이 문제는 생산자만이 아닌 KRA에서도 신중한 검토가 있어야 할 시점이다. 대다수의 KRA관계자는 한국 경주마 생산은 누구나 생산에 참여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즉, 다시말해 어느 누구나 참여하여 경쟁에서 이기는 사람만이 살아나는 체계가 되어야 한다고들 말한다. 이렇듯 마필 생산의 증가를 크게 문제삼지 않는다. 이러한 생각으로 인해 KRA에서는 매년 생산자의 등록을 받아주고 있고, 질적향상 보다는 양적 팽창을 지향하고 있다는 느낌마저 든다. 또한 누구든지 생산에 참여하고자 할 때 그 장벽을 막으면 기존의 참여자만 특혜를 받는다는 식의 이론을 내세우고 있다. 현재는 생산대비 공급이 커다란 불균형을 이루고 있으며 매년 약 300두 정도가 경마공원에 입사를 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여 있는데 말이다. 이러한 잉여 마필이 승마용으로도 처리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그러나 또 다른 KRA관계자는 경마공원에 입사하지 못하는 마필은 승용마로 처리하면 될 것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한다. 그러나 잉여 마필이 승용마로 소비되려면 여러 장벽을 걷어내야 한다. 농가에 남게 되는 마필이 승용마로 호응을 얻으려면 충분한 순치와 훈련이 되어 있어야 한다. 즉, 구입 후 곧바로 말을 타고 다니는데 별 문제가 없는 마필을 선호한다. 그러나 농가에서 직접 훈련을 할 수 있는 현실이 아니다. 인건비에 따른 훈련인력을 고용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마땅한 인력을 구하기도 어렵다, 그리고 훈련시설 또한 갖추지 못하고 있다. 2세까지 육성하는데 이천만원 정도의 원가가 들어간다. 거기에다 훈련을 육성조련사에게 의뢰한 후 판매를 하게 되면 약 2500만원의 비용이 들어가게 되는데 승용마의 판매가격은 몇 백만원에 거래되는 것이 현실이다. 이렇듯 순치와 훈련이 잘된 마필이 1천만원 정도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KRA의 관계자도 있다. 그러나 그 정도를 주고 구입할 바에야 경주퇴역마중에 순한 마필을 구입하겠다는 것이 대다수의 생각이다. 순하고 튼튼한 경주 퇴역마라고 해도 몇 백만원이 넘지 않는다. 잉여 생산마필이 어느 정도의 가격을 받을 수 있으려면 국산마 승마대회의 참가조건이 바뀌어야 한다. 지금의 국산마 승마대회는 경주퇴역마들이 많이 참가하고 있다. 이러한 참가조건을 경주에 참여하지 않은 국내산마로 제한을 두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의 경주마 생산은 질적 향상에 모든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것이다. KRA의 사업 범위중에는 마필 개량증식이 포함되어 있다. 이제는 우수 씨암말 조건의 손질도 필요하다. 지금까지의 우수 씨암말조건은 국내 경주 퇴역마들로는 조건을 갖추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대다수의 우수 씨암말을 수입에 의존해왔다. 앞으로는 지금보다 더 많은 국내 퇴역마가 우수씨암말이 될 수 있도록 조건을 정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리하여 지나친 외화낭비도 막고 생산자들의 씨암말 구입부담도 줄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마주들의 입장에서도 우수씨암말로 퇴역하게 되어 좋은 가격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것을 “누이좋고 매부좋다”고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앞으로 나가야 할 우수씨암말의 조건은 교배료에 의한 것 보다 자마들의 후대 성적에 따른 조건을 더욱 확대 반영될 수 있는 쪽으로 검토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수량생산 보다는 질적생산과 체계적인 육성을 추구하고 마필 개량증식에 힘을 쏟을 수 있는 방향으로 생산환경을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작 성 자 : 권승주 ranade@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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