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토론 후 심포지엄 발제자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레이싱미디어 이용준

한국말산업학회, 가을 심포지엄 개최…인력 양성·교육 주제로 토론
`고등 교육 과정` 자격증 취득 연령 제한과 고교 수준 교과서 개발 필요 지적
`대학 교육 과정` 현장 실습과 국내 상황 맞는 교재 개발·전문성 중시 필요

(사)한국말산업학회(회장 안중호)가 (사)한국말산업중앙회(회장 윤홍근)와 공동 주최한 ‘교육을 통한 말산업 발전 방향 모색’ 학술 심포지엄이 지난 11월 29일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LG경영관 116호에서 개최됐다.

이번 심포지엄은 한국말산업학회가 지난해부터 ‘말산업의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연속 개최한 심포지엄의 세 번째 장으로 말산업 미래 인재 양성과 교육 과정에 대한 발제와 토론이 주를 이룬 자리였다. KRA한국마사회와 문화체육관광부, 교육부가 후원한 이번 행사에는 안중호 한국말산업학회장과 윤홍근 한국말산업중앙회장 그리고 심포지엄 발제자들 외에 황석곤 영천시청 말산업육성단과장, 이상영 KRA말산업본부장, 최귀철 KRA말산업진흥처장, 오운용 제주특별자치도 축산진흥원장, 송강호 한국말산업중앙회 사무총장, 장미경 삼성유통 대표, 박대영 시티앤홀스 대표, 채준석 서울대학교 수의학과 교수, 김문영 레이싱미디어 대표, 서동영 서린기업 대표(한국마연구회 상임고문), 장익훈 천하제일사료 부장 등 주요 관계자들 100여 명이 참석했다.

안중호 회장은 인사말에서 “말산업은 상·하 산업 구조 모두에서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며 연관 산업이 매우 다양하고 고용 창출 효과가 큰 산업”이라며, “정부가 앞장선 수요 진작과 동시에 공급 확충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하지만 아직 초기 단계로 균형적 발전에 어려움이 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 부처와 산업계, 학계가 협력해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전략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며, “오늘 이 자리는 교육을 통한 말산업 발전 방향을 주제로 한국 말산업의 가능성과 문제점을 살펴보고 내일을 준비하고자 마련한 자리다”고 말했다.

윤홍근 한국말산업중앙회장은 축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지난 영국 국빈 방문 당시의 일화를 언급했다. 필립 공(Philip Mountbatten·여왕 엘리자베스 2세의 부군)과의 대화 거리를 찾다가 그가 말을 사랑한다는 점에 착안, 청와대서 급히 말산업 관련 내용을 의뢰 요청해 학회와 중앙회가 관련 자료를 영국으로 보냈다는 후문. 이에 윤 회장은 “이번 일을 계기로 정부 부처도 말산업에 많은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했다. 또 “말산업이 선진화하려면 음식 문화 등 연관 산업이 활발해야 한다”며, “오늘 이 자리에서 나온 정책적 대안 등을 통해 학회와 중앙회가 함께 말산업을 새로운 하나의 산업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권승세 원장 “말산업인력개발원 교육 목표는 말에 대한 깊은 애정 함양”
심포지엄의 메인 발제는 권승세 KRA말산업인력개발원장의 ‘말산업과 창조 경제’였다. 권승세 원장은 말산업이 기존 축산업과는 달리 살아 있는 말을 활용, 가치가 큰 ‘생축산업’이라며 말산업에 대한 개괄을 언급했다. 특히 KRA말산업인력개발원의 교육 목표에 대해 ‘Horsemanship(말에 대한 깊은 애정) 함양’임을 주지시키며 “홀스맨십이야 말로 말산업의 근간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권승세 원장은 “홀스맨십을 훈련하는 근본 목적은 사람이 안전하게 다룰 수 있는 말을 만드는 일”이라고 했다.

또 KRA말산업인력개발원의 주요 추진 사항으로 △내년에 발표 예정인 승마 기승능력인증제 도입 및 매뉴얼 보급 △말산업연구소와 연계한 동물행동심리 등 행동 과학 연구 △말산업 전문인력 2차 양성기관으로서의 역할 증대 △고용노동부와 함께 NCS(국가직무능력표준) 기반 직업 능력 개발 교육 과정 체계화 △관련 교육청과 함께 학교체육 승마 지도교사 직무 연수 실시 등을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권승세 원장은 “말은 인류에게 ‘창조적 변화’라는 충격을 준 동물”이라며, “현 정부의 모토인 창조 경제의 모델로 볼 수 있는 말산업은 스포츠·힐링·리더십이라는 특성을 살려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할 수 있는 산업이다”라고 했다.

이어서 ‘말 전문 고등학교에서의 교육 과정 개발’을 주제로 한국말산업고등학교의 정문화 교장과 발안바이오과학고등학교의 김성하 교감이 각각 발표했다. 이들 학교의 교육 과정을 소개한 정문화 교장과 김성하 교감은 현 고등학교 교육에서 운영의 한계점으로 △말 관련 교사의 전문성 부족과 수급 △말 관련 자격증의 연령 제한(18세)으로 이론 공부만 시키는 문제 △고교 수준에 맞는 교과서 개발 등을 공통적으로 언급했다.

‘전문대학에서의 말산업 관련 교육 과정 개발’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는 양재혁 한국농수산대학 말산업학과장, 성덕대학 재활승마복지과의 홍주연 교수가 각각 발제자로 나섰다. 양재혁 교수는 2015년 전북 전주로 이전할 한국농수산대학의 말산업학과는 ‘정예 말 생산자 육성’을 목표로 학년마다 이론과 장기 현장 실습, 창업 논문 지도로 나뉘는 영국식 교육 과정으로 운영하고 있고, 향후 4년제 교육 과정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양 교수는 “말산업 관련 학문은 ‘practical(실용적)’하기에 학교에만 있어서는 인재 양성이 어렵다”며, 한국농수산대학 말산업학과의 제주 목장 현장 실습과 해외 단기 연수 등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말산업학과는 취업보다 창업 인재 중심의 교육으로, 각 부문과 용도에 맞는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교육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성덕대학 재활승마복지과의 홍주연 교수는 재활 및 복지 분야의 특성화 대학인 성덕대학의 재활승마연구소와 관련 프로그램 개발, 재활승마전용마장 건립, 재활승마복지과 개설 배경 등을 설명했다. 홍 교수는 특히 “재활승마는 말산업의 블루오션이지만, 수혜를 받는 사람들의 인생이 걸린 중요한 문제인 만큼 책임감을 갖고 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갑수 교수, “말산업 발전 위해 사람과 말에 우선 투자”
이어 김갑수 제주한라대학교 마사학부 교수는 ‘독일의 사례를 통한 국내 말산업 관련 교육의 고찰과 전문 교원을 위한 교육 과정 개발’이라는 발제에서 독일승마협회의 구성과 규모, 생산 과정, 독일 대학의 교육 과정 등을 자세히 언급하며 “승마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전문 인력의 확보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김갑수 교수는 앞서 지적된 국내 말 관련 고등학교와 대학 교육 과정의 문제점을 총체적으로 언급, 해외 사례와 비교한 뒤 △표준화된 전문 교재 부재와 용어의 통일화 △고등교육과 대학 교육의 교재 및 자격 제도 분리 정립 △현행 시험 과목 이외의 전문 과목 추가 △교수 전문 인력 확보와 졸업 후 학생 진로 문제 등에 대한 전문적이고 실무적인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 교수는 “현재 국내 말산업 전반에는 구체적이고 경쟁적 콘텐츠가 없어 이후에 ‘우리 산업이 아니었구나’ 하기 전에 체계적인 산업화 기반 노력이 절실하다”며, “말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인프라 시설과 재정보다 우선 사람과 말에 투자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경북대학교 수의과대학 조길재 교수는 ‘말산업 CEO 양성 교육 프로그램: 경상북도 사례’란 발제에서 경북대학교의 말의학연구소와 말산업연구원의 주요 사업과 경북농민사관학교의 말산업 전문 인력 양성 과정 개요를 언급한 뒤 “한국 말산업 미래는 인재에 달려 있다. 말 관련 교육을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중호 회장 “말산업계 소통 절실…전향적 자세로 대처 필요” 역설
이번 심포지엄의 마지막은 안중호 한국말산업학회장의 ‘체계적 교육 시스템 확립을 위한 범정부 차원의 정책 방향 모색’ 발제였다. 안중호 회장은 말산업 인력 관리 현황에 대한 자격 검정 내용, 주요 교육 기관의 현황 등을 언급한 뒤, 정부 부처의 말산업 관계 주요 산업의 내용을 설명했다. 안중호 회장에 따르면, 말산업 육성의 선두 역할을 하는 농림축산식품부는 축산 관련 인프라 구축을, 문화체육관광부는 스포츠와 레저 승마 관광 그리고 승마대회 유치와 후원에 있어 범국민적 수요 창출을, 교육부는 지속적 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 과정 정착과 전문 교육 기관 확대를 위한 역할 담당이 필요하다. 특이한 점은 보건복지부가 언급됐다는 점. 안중호 회장은 보건복지부는 최근 각광받고 있는 재활승마의 인프라 구축과 R&D 활성화를 위한 역할을 해 줄 것을 주장했다.

안중호 회장은 지난 11월 19일 정부 관계부처가 합동으로 발표한 승마산업 활성화 방안에 대해 “늦었지만 정부의 진일보한 자세”라고 평가하며, “승마 활성화 방안에 대해 한국마사회의 협조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안중호 회장이 관계 부처 협업과 산업계·학계의 융복합 체제를 강조한 이유는 국내 말산업은 아직 걸음마 단계인 데다가 관련 제도와 방식이 서로 충돌하는 상황인지라 관계자와 단체, 정부가 협동할 때에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 회장은 “말산업계 산·학·연 협력을 지속적·체계적으로 추진할 때”라며, “말산업계는 소통이 부족하다. 전문성에 있어서도 서로 우위에 있다고 한다. 바뀌는 환경에 대해 전략을 바꾸고 전향적 자세로 대처할 때 산업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정부와 산업계, 학계간 의사소통 체계 마련이 시급한데 ‘소통’이라는 단어만 차용할 게 아니라 실질적으로 융합할 수 있는 협의체 구성 등 구체적 정책 추진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종합토론에서는 심포지엄 주제에 맞는 다양한 대안들이 제시됐다. “교육부에서 교육분과위원회를 구성해 분야별 토론회를 준비 및 분야별 교차 강의(김갑수 교수)”, “각 고등학교 담당자 만나 교재와 교육 과정 표준화 작업 필요(정문화 교장)”, “교수와 교사의 자격 함양을 위한 교육 제공 필수(이인실 교수)”, “KRA말산업진흥처에서 고등학교용 교과서 제작 준비 중(최귀철 처장) 등의 발언이 나온 것. 이에 대해 안중호 한국말산업학회장은 고등학교 관계자들의 모임도 학회 차원에서 지원하고, 동업 조합을 만들어 한 목소리를 내는 일이 중요하다고 총평했다. 또 내년 6월 학회는 지방의 경북대와 인근 대학에서 공동으로 학술대회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용준 기자 cromlee21@kjr.co.kr

작 성 자 : 이용준 cromlee21@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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