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필·경마산업
- 사감위 규제안 확정에 따라 세부적인 대책마련 필요
- 강경 규제책 타개를 위한 관련단체 총력 모아야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위원장 김성진)가 사행산업 규제안을 확정·발표함에 따라 마필·경마산업계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게 됐다.
사감위가 발표한 규제계획의 세부사항인 장외발매소 축소, 교차투표 제한, 전자카드 발급, 온라인 베팅 폐지 등 대부분 마사회에 초점이 맞춰져 한국마사회의 위기를 가져오는 것은 물론 마필산업의 위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감위는 오류와 부실로 얼룩진 기본자료를 토대로 규제계획안을 만들면서 각계로부터 우려와 지적을 받았지만, 공청회를 통해 계획안을 다시 검토하겠다는 약속을 헌짚신 버리듯 내팽개치고 끝내 원안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위원회의 존재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노력만을 했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그동안 사감위의 출범과 더불어 마필산업계는 물론이고 농축산단체가 똘똘 뭉쳐 사감위법에서 경마산업이 제외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모았으나, 결국 사감위는 경마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강경한 규제책을 주요 계획으로 확정하고 말았다.
사감위의 규제계획 확정으로 경마산업계에 불어닥칠 위기는 자못 심각한 수준이다.
우선 사감위 계획대로 매년 경마매출을 줄여 2013년까지 GDP 대비 0.58% 수준으로 조정한다면 매출신장 정체로 경마산업의 발전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자카드 도입은 더욱 큰 문제점을 야기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마사회가 입장객을 대상으로한 설문조사에서 63%가 전자카드 도입시 경마를 하지 않겠다고 조사된 바 있기 때문이다.
규제계획 확정으로 대책마련에 고심중인 마사회는 총량부분에 대해선 우선 2009년 매출을 올해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도박중독유병률을 낮춰 매출총량 조정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이다. 또한 문제가 되고 있는 장외발매소에 대해선 장외시설 개선과 도심 외곽 이전, 그리고 경마장 추가 건설로 본장 위주 경마운영 등도 마련중이다.
경마팬 이탈이 주된 요인이 될 전자카드에 대해선 적절한 대응방안이 뚜렷하지 않은 가운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논의중이라고 밝히고 있다.
사감위의 탄생 배경은 불법사행성게임물인 ‘바다이야기’ 파동으로 인해 사회문제가 된 불법게임도박을 단속하기 위해 출범했지만, 아직 불법게임산업은 현황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면서 제도권 내 합법적인 사행산업에만 강한 규제책을 강행해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을 태우는 형국’이 되고 말았다.
11월말 중국에서는 몇 십년만에 처음으로 경마가 재개된다. 4차례 시범경주를 위해 이미 지난 26일부터 예선경주가 펼쳐지고 있는 중이다.
중국에선 공산당 집권이전에 경마가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던 사례가 있다. 아직 승마베팅은 이뤄지지 않지만, 올해초 중국정부가 정기적인 경마개최 승인과 2009년 베팅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중국의 경마 재개 움직임으로 사감위가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는 경마산업 강경 규제책을 시도하면서, 자칫 국내 경마팬을 중국에 빼앗기는 웃지못할 사태가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위기는 기회다’라는 명언이 있다. 사감위 규제책으로 인한 마필·경마산업계의 위기가 발전으로 승화하기 위해선 마필·경마산업계 전단체의 합심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권순옥 취재부장 margo@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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