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강원도 고성·경남 통영·전북 부안 등 전국 각지에서 모인 승마장 경영자 대표들은 승용마 순치, 승마장 인력 수급, 폐사마 처리 및 보험 문제 등 현장의 문제점을 성토했다.

승마장 경영자 워크숍 개최…현장 문제 공유·피드백 통해 정책 반영 기대
승용마 순치·인력 수급·폐사마 처리·보험 문제 등 현장 문제점들 쏟아져

6월 16일 월요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양재동 소재 더케이서울호텔 2층 가야금B홀에서 ‘2014년 승마장 경영자 워크숍’이 개최됐다. 중앙정부와 KRA한국마사회, 승마장 경영자들이 한 자리에 모인 초유의 그리고 역사적 만남의 장으로 마련됐다.

KRA한국마사회 주최, 농림축산식품부 후원으로 진행된 이번 워크숍에는 하욱원 농림축산식품부 축산정책과 서기관과 이상영 KRA한국마사회 부회장, 최귀철 KRA말산업진흥처장, 정준용KRA말산업연구소장, 장일기 KRA승마진흥원장 등 KRA 관계자 12명, 정성규 국민생활체육 전국승마연합회 사무처장, 김희병 한국말산업중앙회 이사 등 승마 유관 단체 관계자 4명, 김기천 경기도승마연합회장(홀스메이트 승마클럽 원장), 이광섭 미리내승마클럽 대표이사, 이문하 한국재활승마교육센터 대표, 박경남 트리플밸리 대표 등 전국 각지의 승마클럽·승마장 경영자 73명 등 총 90명이 참석했다.

이상호 KRA승마레저팀 과장의 사회로 진행된 워크숍에서 인사말을 한 하욱원 서기관은 “승마계 현장의 소리를 듣고 함께하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 승마와 경마산업 전 분야에 대한 아이디어와 현장의 고충을 나누고 허심탄회하게 정보를 공유하는 첫 시발점이 돼야 한다”고 했다. 또 “경마와 달리 승마는 빨리 가서는 안 된다. 현장의 문제를 짚어가면서 의견을 공유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피드백이 돌아갈 수 있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말산업육성본부장 취임 1주년을 앞두고 최근 부회장직과 마케팅본부장직을 겸하게 된 이상영 KRA부회장 겸 말산업육성본부장·마케팅본부장은 “승마 붐을 조성해 우리 말산업을 발전시켜야 하지만 승마장 수요를 늘리는 문제, 관중 있는 대회를 조성하는 문제, 승마 인력 부족 해결과 60%가 넘는 승마장 경영 적자를 어떻게 커버할 것인가 등 문제가 산적해 있다”며, 현 승마산업계 상황을 정확히 짚어냈다. 이상영 부회장은 “지금 당장은 어렵지만, 3만불 시대 우리 먹거리는 승마산업”라며, “승마장 경영자 분들이 어려운 상황을 타개해 나갈 수 있게끔 뒷받침하고, 정부로부터 정책적 지원을 받는 등 준비를 잘해나갈 것이다. 오늘 이 시간이 우리 말산업 발전의 디딤돌이 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상영 KRA부회장은 승마산업계를 현 문제를 △접근성 있는 승마장 전무 △지도 인력 태부족 △능력 있는 승용마 부족으로 압축하며, 유소년 승마 활성화와 레져승마, 말 쇼와 같은 승마문화 활성화가 우리나라 승마산업계 발전을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를 위해 △과천 서울랜드에 국제 승마대회 유치 가능한 승마장 조성 △뚝섬승마장과 김포승마장에서 일본 크레인승마 관계자 시범 고용 통해 승마장 수익 모델 제시 △승마장 컨설턴트 팀 운영해 전문가 현장 파견 △기승술 훈련 등급제 마련 △퀸즈레이디스 승마단 및 유소년 승마단 발족 △내년 5월 5일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셔틀랜드 장애물 경기 개최 △10월 9~12일 말산업박람회 확대 개최 △말산업육성본부 내 승마진흥원 부서 신설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본격 토론에 앞서 정부의 말산업 육성 추진과 승마장 현장 문제에 대해 발제하는 시간도 있었다. 하욱원 서기관은 ‘2014년 말산업 육성 추진 대책’ 정책 설명을 통해 단순히 정부의 정책 지침을 통보하고 끝나는 데 끝나지 않고 20년 축산 공직 생활을 통해 느낀 점들과 말산업 발전을 위한 현장과의 소통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하욱원 서기관은 “1992년 농림부로 온 뒤 축산 분야에만 20년간 머무르며 계속 공부하고 있고, 말산업육성5개년계획 등을 만들었다. 이는 축산, 말산업 분야가 가장 중요한 일, 먹거리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특히 해외 선진국을 시찰한 경험 등을 소개하며 우리 말산업계가 발전하기 위해 다방면에 걸쳐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음을 비교·지적하는 등 다양한 경험을 재치 있는 언변과 특유의 소통 방식으로 설명해 참석자들의 호감을 샀다.

워크숍의 백미, 진수는 하욱원 서기관의 발표가 끝난 뒤 나온 질의응답에서 울진승마장의 오선동 대표가 “워크숍의 본 취지에 맞지 않게 토론 시간이 짧다. 여기 모인 승마장 경영자들의 이야기가 충분히 반영되도록 시간 조절이 필요하다”고 지적하자 하욱원 서기관이 바로 조치하겠다고 했고, 주최 측인 KRA한국마사회 관계자들 또한 발 빠르게 발표 시간과 순서를 조정했다. 점심식사 때에도 각 승마장 경영자들과 KRA한국마사회 관계자들과 각 승마장 경영자들은 한 테이블에 앉아 긴 시간 식사하며 대화를 나누는 진정성 있고 훈훈한 모습도 연출됐다.

워크숍 현장에서의 제안에 따라 시간 연장된 토론회에서는 3년여 전부터 말산업계·승마장 업계 현장에서 끊임없이 제기됐던 문제들을 끄집어내 근본 문제가 무엇인지, 해결 방법은 무엇인지, 대안은 없는지 서로 진솔하게 논의했다. 참석한 승마장 경영자 대표들이 현장의 문제를 이야기하면 하욱원 서기관과 최귀철 말산업진흥처장이 답변하고, 향후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 다시 의견을 구하거나 적절한 처리 방안을 나누는 식으로 진행됐으며 예정 시간보다 한 시간을 훌쩍 넘겨 끝날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하욱원 서기관은 총평에서 “현장의 살아 있는 얘기가 많이 나와 저도 정말 기분이 좋고 여러분들도 얼굴이 밝아지고 속이 후련했기를 바란다”며, “오늘 나온 안건과 문제점들은 한국마사회와 검토해 같이 풀어나갈 방법을 찾고 잘 공지하도록 하겠다. 이번 기회를 통해 정부와 한국마사회, 승마산업계가 서로 발전하고 나아지기를 기대한다”고 소회했다.

이상영 KRA부회장 또한 “현재 도입기 가운데 있는 우리 말산업이 제대로 성장도 못하고 쇠퇴했다는 이야기는 듣고 싶지 않다”며, “관련 기본 자료 조사도 안 되어 있는 등 문화 인프라도 안 갖춰져 있는 상황이지만 우리 먹거리가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는 목표를 갖고 다양한 분야에서 수요 창출을 통해 붐을 일으키도록 의지와 힘을 갖고 노력하겠다. 오늘 승마장 경영자분들이 해주신 좋은 말씀들을 잘 수렴, ‘절차탁마’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에 참석한 승마장 경영자들은 “사실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왔는데 하욱원 서기관의 명특강, 이상영 부회장의 모두발언 등을 들으며 감명을 받았다. KRA한국마사회 측의 순발력 있는 대처도 돋보였고, 소통하려는 의지가 느껴졌다. 먼 길을 찾아온 보람이 있다. 말산업 발전을 위해 오늘 이야기한 부분들이 정책에 반영될 것으로 긍정적으로 기대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한편, 이날 워크숍에서는 이광섭 미리내승마클럽 대표가 10여 분간의 발언을 통해 현 승마산업계의 가장 첨예한 문제, ‘낙마사고’에 관한 의견과 사건 당시의 상황을 설명하며( 제36호, 2014년 3월 17일자에서 기사화됐던 ‘전체 승마장 죽이는 상식 이하 판결 결사반대’ 참고) 승마장 경영자들의 탄원서를 받아 관심을 끌었다. 이광섭 대표는 “뼈저린 실패를 경험했고 과중한 처분을 받아 현재 어려운 상황이지만, 여러분들께 이 사실을 알려 이런 사건이 반복되지 않고자 하는 마음에서 이 자리에 섰다”며, 제대로 관리할 줄 아는 사람에게 맡기지 않는 문제와 승마 전문 변호사를 찾지 못했던 점, 전체 경영에 있어 약간은 안이하게 대처한 과오를 타 승마장에서 반복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 말, 말, 말…“우리 승마장·승마산업 현장 문제, 실상 이렇습니다.”

- 승마장 운영 주체 명확히…기본 사업 지원·안전 문제 대처 강구해야
“말산업 주체가 어딘가. 말산업 발전과 활성화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는 있는가. 우리나라 말산업 정책과 각종 수치, 통계자료는 전시행정에 불과하다. 말산업 육성 전담기관인 한국마사회가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마사회는 승마장 경영주들의 대변인 역할을 해야 한다. 승마장 운영을 위한 기본 사업들, 예를 들어 조사료 보급이나 보건 방역 관리, 안전사고 문제 등에 대한 대처와 방안을 강구하는 안정화 단계가 필요하다. 전 승마장의 특구화, 정부의 투자 사업으로서의 승마장 지원도 기대해 봄직하다.” -울진승마장 오선동 대표

- 학교 체육에 승마 적극 도입…수요 정책 개발해 산업 확대시켜야
“승마를 통해 청소년을 돕고, 바뀐 청소년들을 통해 국가 미래가 바뀔 수 있다. 말산업 발전의 핵심은 승마장이고, 승마장 발전의 핵심은 청소년, 유소년 승마다. 초등학교 3학년부터 중학교까지 승마의 의무 교육화를 추진하는 등 학교 체육에 승마를 적극 도입하고, 교사들에게도 승마를 가르쳐 승마의 진정성을 알게 하는 일이 필요하다. 또 승마 교과서 및 체육 교본을 마사회에서 공급할 필요가 있다. 마사회가 이제까지는 공급 정책을 펼쳤는데 이제는 수요 정책을 개발해 산업을 확대하는 방향을 제시할 때라고 본다.” -미리내승마클럽 이광섭 대표

- 생산 농가 위한 조련 순치 교육 프로그램 제공·예방 접종 범위 넓혀야
“경남 통영에서 지난해부터 승용마 생산을 시작했다. 기초적으로 필요한 조련 순치 교육 등 습득이 어려워 생산 농가를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마사회가 공급하고자 하는 말 품종이 과연 민간시장 사업주들이 원하는 품종인가를 고려하는 문제도 있는데 다양화를 추구해 수입을 추진했으면 좋겠다. 비강폐렴(Equine Viral Rhinopneumonitis: EVR) 백신 접종이 이뤄지지 않아 101마리가 폐사한 예가 있는데 이에 대한 예방 접종도 필요하다.” -그린벨리호스파크 박정근 대표

- 평일 노는 승마장에 경주마 순치사업 도입·말 관리사 인력 확보 필요
“안전한 기승 확보를 위해 각 지역별 승마장에 경주마 순치사업을 도입하면 좋겠다. 각 지역마다 순치 가능한 인력을 파악해 승마장에 파견하고 인센티브를 부여하면 평일에 노는 승마장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현재 대부분 외국인 노동자가 담당하고 있는 말 관리사에 대해서도 정부와 마사회가 인건비를 보조하고 교육비를 지원해 인력을 확보했으면 한다. 또 폐사마를 소각할 장소가 현재 전무해 땅에 파묻는 등 불법행위를 방조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된 방안 마련도 시급하다.” -홀스메이트스승마클럽 김기천 대표

-지방 승마장 고충 문제 해결, 소규모 승마대회 개최 통해 활성화 모색해야
“폐사마 처리 문제가 나왔는데, 시골에서는 소각장이라는 시설 자체도 부족하다. 처리가 신속히 이뤄지지 않으면 고객들은 승마에 대해 부정적 생각을 가지게 되기 때문에 대부분 땅에 묻는다. 지방에서 어린이 승마 활성화를 위해 예산을 시군구 기관이 아닌 교육부 차원에서 직접 집행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또한 생활체육 승마대회를 소규모로 각 지역마다 개최해 활성화하는 방향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정부와 마사회도 후원이나 홍보, 지원을 통해 참여를 유도하면 좋겠다.” -부안아리울승마장 이영진 대표

- 승마장 부지 전환에 있어 큰 부담되는 개발부담금 문제 해결 방안 찾아야
“정부의 말산업 육성 정책으로 승마장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 승마장궁평캠프도 개소 후 수익을 맞추는데 4년 정도가 걸렸다. 기존 시설을 체육시설 부지로 전환하면서 지가 상승을 우려, 개발부담금을 선납하게 되는데 민간 사업자, 승마장 경영자들의 부담이 상당히 심각할 정도로 비싸다. 이에 대한 해결 방안을 모색해 주기를 바란다.” -승마장궁평캠프 류태정 대표

- 보험·사고 관련 전문 대처 인력 필요…고용 문제 근본 대책 마련해야
“1년 단위 만기인 승마장 보험에 대해 느끼는 부담이 상당하다. 보험 자체 가입비도 부담되지만 막상 사고가 일어나면 자부담도 상당하다. 전문 변호사 배치 등 관계 전문 인력 공급을 통해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면 바로바로 물어볼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또한 승마장 경영은 서비스업으로 분류돼 외국인 고용을 해서는 안 된다. 말 관리사 임금은 인건비 항목으로 구분이 불가하다. 이를 축산업으로 분류해 고용 문제를 해결하고, 외국인 노동자의 산업군에 말 관리사 항목이 부재한데 부처간 협의와 조율이 필요한 문제다. -박실승마체험장 박상근 대표

이용준 기자 cromlee21@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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