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만 가는 하늘>
언제 여름이 지나가나 했는데 벌써 가을이다
가시지 않는 코로나19 위기에 폭우를 동반한 장마와 태풍
지난 여름은 잔혹했다
일상이 중단된 암흑의 여름
더 멈춘 것과 덜 멈춘 것 사이에 희비를 다투고
이 또한 지나가리라며 인내하는 시간 사이로
진실과 정의를 배반한 요설들이 난무하고
분노는 또다른 분노를 일으켜 세우며
저주와 저주가 부딪쳐 갈등은 점점 커지는데
갈등을 잠재워야 할 권력이 눈치 살피는 동안
악을 선이라 우기는 언어들이 혼란을 부추기고
호박만 한 잘못은 뒤에 감춘 채
좁쌀만 한 잘못 찾아내고 들춰내어
요란하게 호들갑떠는 적폐들의 난동
청산하지 못한 적폐들이 날뛰거나 말거나
하늘은 저만치 높아만 가네
자꾸자꾸 높아만 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