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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의 일본 경마]

[김기현의 일본 경마 28]“콘트레일(Contrail), 2021년 재팬컵 우승 그리고 은퇴”

2021. 12. 03 by 김기현 박사
콘트레일(Contrail), 2021년 재팬컵 우승 그리고 은퇴.(사진=Netkeiba)

우승상금 3억엔의 빅 타이틀, 고마(古馬)들의 대 접전 2021년 제41회 재팬컵은 코로나의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해외로부터 프랑스 세인트클루드 우승마 브룸(Broome)을 시작해 G1 우승마 3마리와 지난해 개선문 우승 기수인 크리스찬데무로(Cristian Demuro)와 세계적인 기수 라이언무어(Ryan Lee Moore)등이 합류를 하였고, 콘트레일과 샤프리아르(Shahryar)에 가세해 마카히키(Makahiki)와 와그네리언(Wagnerian)까지 출주하면서 4세대의 재팬더비마가 모인 화제가 된 일전이었다.

끝나고 본 결과는 재팬컵을 은퇴 레이스로 택한 콘트레일의 압승으로 화려한 막을 내렸다. 지난해 재팬컵에서 아몬드아이(Almond Eye)에게 완패를 한 후부터 “정말로 강한가?” “코로나 시대의 무관중에 덕을 본 것이 아닐까?” 등등 무성한 소문을 달면서 우승에서 멀어졌던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이번 우승으로 기수도 마주도 조교사도 그저 무언의 울음을 터트릴 수밖에 없었던 가슴 벅찬 레이스의 결과였다.

데뷔 후 늘 기승을 맡았던 후쿠나가요이치(福永 祐一) 기수는 인터뷰에서 “자키 인생의 모든 것을 이 말(馬)에 쏟아부었고 그것도 오늘로 끝이라고 생각하니 울컥하는 것이 있다”라며 눈물을 닦았다. 아마도 그 눈물의 의미는 클래식 3관마 본래의 모습을 관객에게 보인 기쁨과 다음의 캐리어인 씨수마의 길로 무사히 보낼 수 있다는 안도감 그리고 동고동락한 파트너와의 아쉬운 석별 같은 것 등의 많은 의미가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콘트레일, 비행운(飛行雲), 비행기 구름이란 뜻의 마명을 지닌 이 명마는 일본이 나은 최고의 레전드 부마 딥임펙트(Deep Impact)와 로드클로사이트(Rhodochrosite)라는 모마의 사이에서 태어났다. 부마의 명성에 비해 초라하기만 한 모마의 이름이지만 사실 콘트레일의 탄생은 야하기요시도(矢作芳人) 조교사의 강한 경주마 탄생에 대한 집념에 의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야하기 조교사는 켄터키주 킨랜드 경주마 셀렉트세일에 매년 참가해 마주들의 의견을 수립해 말을 매입 하는데 공을 들여왔다. 이유는 단 하나 강한 차세대 명마 탄생을 위한 염원이었다.

모마인 로드클로사이트에게 매력을 느낀 것은 바로 혈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녀의 모마인 포크로아(Folklore)가 브리더스컵 쥬베널필의 2세 챔피언이었고, 부마인 티즈나우(Tiznow)가 역시 브리더스컵 클래식에서 2연패를 달성한 양혈통의 마가(馬家)로서 평소 브리더스컵을 동경의 레이스로 생각한 야하기 조교사 입장에서는 당장 그녀에게 좋은 성과를 얻지 못한다 하더라도 탄생시킬 자마에 대한 기대감은 그녀를 결정하는데 한치에 망설임도 없을 만큼의 조건이었다. 물론 이러한 결정에는 말(馬)을 직접 매입하는 오너 측의 동의를 얻어야만 했고 오너인 노스힐스컴퍼니와 의견의 합을 보고 그녀를 선택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그녀는 모국인 미국에서 일본으로 건너오게 되었고 많지는 않았지만 2년 동안 7번 출주를 했고, 아쉽지만 우승 없이 은퇴를 하면서 제2의 마생(馬生)인 종빈마의 길에 들어서게 되었다.

종빈마 데뷔 후에도 운영진은 딥임펙트와의 교배를 바로 시도하지는 않았다. 딥임팩트 산말이 비교적 몸집이 작은 편으로 태어나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에, 우선은 다른 말들과의 배합을 통해 그녀가 상대 말의 말격(馬格)을 잘 받아들여 출산할 수 있는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해서였다고 한다. 그러한 엄격한 시간을 거쳐 2017년 4월1일에 거짓말 같은 만우절에 털색부터 마체까지 부마와 닮은 모습의 “비행기 구름의 콘트레일”이 탄생을 할 수 있었다.

로드클로사이트가 2012년 일본으로 건너와 5년 만에 이루어진 계획적인 성과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성과가 100% 성공보장에서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콘트레일이 성장과 함께 레이스에서 우승을 거듭할수록 성과가 성공으로 이어졌고 데뷔 무패의 클래식 3관마를 달성하면서 명실상부한 딥임펙트의 후계자로서의 자리를 확신시키게 되었다.

11월 28일 재팬컵이 끝난 후 조금 해질 녘, 약간의 쌀쌀한 차가운 공기가 흐르는 도쿄경마장에서는 관계자들과 적은 수이기는 하였지만, 팬들의 성원 속에서 콘트레일의 은퇴식이 있었다. 주마공(主馬公)인 콘트레일이 등장할 때 매우 드문 장면이 연출되어서 보는 이들을 조금 놀라게 하였는데 콘트레일의 등에 마주도 기수도 아닌 멋스러운 모자에 블루와 레드의 승부복 컬러 넥타이를 한 야하기 조교사가 기승을 하며 등장한 것이었다. 의외였다고 해야 할까? 아니 어쩌면 야하기 조교사다운 행동이라는 표현이 걸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야하기 조교사는 “프레셔와의 싸움이었지만, 정말 즐거운 2년을 보냈다. 오늘 처음 콘트레일에 올라타서 보니 마명의 유래대로 하늘을 나는 것 같았다. 자마들도 틀림없이 하늘을 나는 레이스를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하고, 콘트레일의 자마로 개선문상을 따러 가고 싶다” 라는 멋지고 당당한 말을 남겼다.(사진=Yahoo Japan)

 

인터뷰에서 야하기 조교사는 “프레셔와의 싸움이었지만, 정말 즐거운 2년을 보냈다. 오늘 처음 콘트레일에 올라타서 보니 마명의 유래대로 하늘을 나는 것 같았다. 자마들도 틀림없이 하늘을 나는 레이스를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하고, 콘트레일의 자마로 개선문상을 따러 가고 싶다” 라는 멋지고 당당한 말을 남겼다.

2020년 콘트레일은 2017년에 태어난 7,262마리의 서러브레이드 중에서 재팬 더비 우승이라는 정점을 찍었고 11전 8승의 GⅠ 5승, 총상금 11억 9천 5백만엔을 획득하는 화려한 성적 그리고 마지막 레이스인 재팬컵을 압승하며 유종의 미를 거두었다. 무엇보다 코로나19의 험악한 상황 속에서 실전 관람을 할 수 없었던 경마팬들에게 즐거움과 함께 부마인 딥임펙트에 이은 무패 3관마라는 기록경신의 희망을 주는 불빛 같은 주마공 역할을 하였다.

앞으로 몇 년후가 될지는 모르지만 콘트레일의 자마들이 또 다른 역사를 만들기 위해 출주한다고 생각하니 필자의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두근거림 안에 부디 건강하게 제2의 마생을 보내길 바라는 마음을 심어보며 콘트레일에게 안녕을 고해보려한다. 건강하렴~콘트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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